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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겨울 겨울 혀에 닿는 커피 맛이 쓰다. 커피 맛은 변함이 없을텐데, 내가 변한 것이다. 전에는 TV에 떼거지로 나와 킬킬거리는 소리에 나도 따라 웃곤했는데 지금은 다 심드렁하고 냉소적으로 보게 된다. 내가 변하니 다 변하는 것이다. 그동안 물을 안 준 화분들이 축 늘어져 있고 화분과 함께 따라 들어온 개미들이 신나게 거실 바닥을 누비고 다닌다. 몸을 최대한 감싸고 두르고 밖으로 나오니 길바닥에 말라붙은 염화칼슘이 버짐처럼 흉하게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기온이 올랐다고는 하나 바람은 여전히 차다. 아직 겨울 한복판인 것이다. 더보기
포기해야 하는 것들 왼쪽 무릎이 시큰 거린다. 그래서 배드민턴을 그만하고 탁구로 바꿨는데 탁구도 무리인 것 같다. 병원에 갔더니 사진을 찍어보더니 그리 큰 문제는 없다고 하면서 약을 처방해주고 물리치료를 받고 가라고 하였다. 탁구도 당분간 쉬기로 했다. 그러는 차에 마가렛이 두통 증세를 보이며 구토를 해서 병원에 갔다. 주사도 맞고 영양제 주사도 맞고 돌아왔다. 그런데 다음 날 내가 똑같은 증세를 보인 것이다. 전염된 것처럼.... 난 병원에도 안 가고 집에 있는 두통약으로 버텼다. 두통이 있다보니 좋아하던 바둑도 두기 힘들고 책도 보기 쉽지않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 하는 것들이 늘어난다. 배드민턴, 탁구, 바둑.......책.....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것도 못하게 되었다. 둘 다.. 더보기
남한산성 낙선재 한옥의 운치도 있고 각각의 별채에서 독립적으로 모임을 갖을 수 있어 좋았지만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별채의 한옥으로 음식을 일일이 들고 나르는 일이 만만치 않은 일이라 생각되었다. 그 일을 맡아 하는 분들이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들이었다. 그중 또 대부분 인도계 남자들이어서 인상적이었다. 부부모임이 있어 간 남한산성의 음식점 낙선재 더보기
겨울 풍경 많은 나무들이 나목의 형태로 겨울을 견디고 있다. 잎이 없는 가지들이 파란 겨울 하늘에 다양한 선들을 그려놓았다. 문득, 소리가 나서 올려다보니 청설모가 나뭇가지를 타고 올라 새들을 쫓는다. 날개도 없는 것이~~ㅎ 가상하기도 해라...... 이 추위에도 산의 배드민턴 장은 말끔하게 치워져 있고 주변엔 통나무에 장판조각을 씌운 의자들도 정겹게 놓여 있다.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 화구들만 놓아둔 채 잠시 추위를 피해 자리를 비웠는지 화가는 보이지 않는다. 골목 어귀에 쌓여있는 연탄재가 정겹고 앙증맞다. 어릴적엔 처리해야 할 큰 짐이었는데 지금은 작아서 하나 품어 들고 가고 싶기도...... 더보기
(세종시) 세종 호수 공원 햇살이 비춰 어제보다는 나아 보여 밖으로 나왔다. 바람도 거의 없고 맑아 햇살이 비추니 어제와는 달리 산책하기 알맞은 날씨다. 호수 주변을 걷다가 수변 무대가 있는 다리를 건넜다. 전망대에서...... 더보기
세종시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며 안내를 받는데 첫 배치되어 손님을 받는 직원인지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안내를 하더란다. 난 그것까지 보지는 못했는데 그 이야기를 듣자 내가 처음 교단에서서 실습 담당 교사들 앞에서 수업할 때가 생각 났다. 수많은 아이들의 눈과 그리고 지도 교사들의 모습에 완전 압도 되었던 그 순간이... 비수기라서 그런지 업그레이드까지 해주고 객실에는 새해 인사까지 씌여 있었다.ㅎㅎ 두어블럭을 지나 한상 차림 식당을 찾아갔는데 실내 장식을 한 오래된 문 사이에 지팡이 같은 것들이 꽂혀 있었다. 궁금해서 직원에게 물으니 옛날 소 여물을 쑤어 줄 때 사용하던 것이란다. 여기는 나무를 깎아 만든 무슨 아령같은 것들도 있네.... 산책을 하려다가 찬 바람이 강해 그냥 들어왔다. 더보기
(충남 아산)신정호 오늘의 목적지인 세종시를 향해 가던 중에 들를 수 있는 곳을 찾아보았다. 안양 예술 공원과 충남 아산의 신정호를 들러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아침에 일기예보를 보니 기온이 너무 낮았다. 둘 중 예술공원을 제외하고 신정호로 향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차밖으로 나오니 쌩~ 바람이 차다. 일단 출발 지점에 섰는데 한 바퀴를 다 돈다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 추위에 견딜 수 있는 곳까지 가기로...... 이 겨울 찬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나무들이...... 추위와 미끄러운 눈길에도 걷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풍경 다리 위에 올라서자 바람이 더 차다. 여기서 돌아가기로...... 다음에 더 좋은 날을 기약하며...... 더보기
한 해의 시작 2023년을 보냈다. 한 해만 보낸 게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장인 어른께서도 영면하셨다. 오랜 기간 요양원에 계셨고 근래에는 가까운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는 등.... 헤어지는 연습을 해왔지만 사위인 나와 달리 딸인 마가렛의 감정은 분명 다른 것이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한해를 정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분들의 마음 속에 돌멩이 하나를 퐁당~~ 던진 기분이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 조의와 위로를 보내 주셨다. 내 마음 속에서도 잔잔한 파문이 오래 퍼져 나갈 것이다. 나는 그렇게 2024년의 문을 열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