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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맞은 봄꽃 제법 을씨년스럽게 비가 내리더니만 내가 나가려고 하니 요란스럽게 우박이 되어 쏟아졌다. 우박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아 팥알의 반 정도 크기지만 쏟아져 내리는 양이 많아 우산을 때리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리 멀지않은 지하철 역까지 내게 고난을 퍼부은 것이다. 일기예보는 황사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음에도 약속 장소로 간다. 그동안 무언의 약속이 되어있는 것이다. 친구들과는 만남자체가 좋으니 말이다. 창경궁을 지나 창덕궁에 이르니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모란 아래로는 벌써 제비꽃도 피었다. 창덕궁에서 다시 창경궁으로 왔다. 같은 서울임에도 궁궐의 꽃들은 관리를 잘 해주어서 인지 색깔이 곱다. 멀리 연못가의 물오른 버드나무 아래 꽃 같은 옷을 입은 여자들이 비가 와도 상관없이 사진을 찍.. 더보기
인간과 꽃은 날씨를 이기지 못해 마트에 갔더니 봄동이 꽃을 달고 있었네~ 저거 살까? 꽃이 핀 건 좋지 않을 것 같은데......? 마트를 나와 길을 걷는데 수백개의 동백꽃봉오리가 그만...... 피지도 못한 채 갑작스런 추위에 얼어붙어 시들어 가고 있었다. 에고~~ㅠ 안쓰러워라..... 일기예보를 보니 작년을 생각해서 봄꽃 축제기간을 당겼는데 올해 작년보다 늦게까지 추워 꽃들의 개화시기가 늦단다. 그래서 부랴부랴 축제를 일주일 늦추었다는 뉴스가 올라왔다. 인간과 꽃들이 어찌 날씨를 이길 수 있으리요~ 더보기
주말 풍경 아파트가 산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지라 등산객들로 붐빈다. 오늘은 주말이라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하는 팀들이 많다. ** 산악회....라는 플랭카드를 걸고 시산제들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다들 제사상에는 돼지머리가 하나씩 놓여있었다. 그런데 몇몇 산악회에서는 돼지머리 대신 돼지 저금통을 놓고 있어 미소가 지어진다. 혐오스러운 돼지머리보다 훨씬 나아보였다. 돼지입이나 돼지코에 돈을 우겨 넣는 것보다 돼지 저금통에 넣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이크까지 동원하여 제법 경건하게 축문을 읽는 산악회도 있었다. 산 입구의 음식점은 대목을 맞아 주차장마다 만원이다. 주차자리를 찾지 못한 차들이 산속 이곳저곳에 주차한 꼴불견 차들도 눈에 띄었다. 산악회 이름 앞에는 대부분 '재경' 이라는.. 더보기
사소한 추억의 힘 거대담론을 주로 이야기 할 것 같은 탁현민이 사소한 추억의 힘을? 하면서 보았다. 읽고보니 본인의 의지와 큰 상관없이 흘러흘러 진보성향의 정치인들과 연관되어 청와대에 들어갔다. 그리고 자신은 정치색채가 없는 사람이라고 한 말이 행간에서도 느껴졌다. 《사소한 추억의 힘》은 공연연출가 탁현민의 책이다. 2013년 프랑스 파리와 2014년 이후 제주의 서쪽에서 있었던 일상들, 그리고 청와대 의전비서관 생활을 마친 후 지난 1년 동안의 삶과 추억에 관해 쓴 산문집이다. 탁현민은 공연연출가로서보다는 문재인 정부 시절 의전비서관으로서 언론에 많이 노출된 탓에 정치적인 인물로 각인되어 있다. 탁현민은 독자에게 어마어마한 사건이나 사상이 자신을 변화시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의 삶을 수놓았던 여.. 더보기
어느 의학 전문 기자의 이야기 의대 교수들은 지금도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게 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부는 어떤 식이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추진하겠다며 가속도를 내고 있다. 강의실과 실험 기자재 등 하드웨어 지원은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교수 등 인적 자원은 1, 2년 지원한다고 배출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 의대 교수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 지방대 의대 교수는 “정부는 교수 정원을 늘리면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최신 F-35 전투기를 수입하면서 동시에 조종사를 확보하려고 내년부터 공군사관학교 입학생을 늘리는 것과 같다”면서 “시차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공군사관학교 정원을 늘려도 공군 파일럿이 되는 사람은 소수이고 그나마도 금방 민간 항공사로 빠져나간다”고 지적했다. 누구나 제대로 교육 받은 의사들에게 진료와 수술을 받.. 더보기
2000년대생이 온다 1990년대 생인 딸조차 2000년대 생들은 정말 이상했다고 이야기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닥 세대차가 느껴지지 않는 딸조차 그런 생각을 하니 우리들이 2000년대생을 외계인 처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할 것 같다. 학교에 근무할 당시에도 2000년대 생 아이들은 정말 달랐다. 무슨일로 야단을 치면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면서 '선생님~~ 왜 그러세요?' 하는 표정으로 보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나의 말을 들은 동료들도 '맞아~ 맞아요~' 하면서 이구동성으로 공감한 적이 있었다. 이 책은 '90년대 생이 온다'의 저자가 쓴 것이다. 읽는 중에 드라마 을 보게 되었는데 뇌질환을 앓아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조승우와 2000년대 생이 오버랩 되어 흥미롭게 여겨졌다. 마치 기성세대가 2000년대생의 융통.. 더보기
진실은 불편하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상대적 박탈감이 가장 큰 문제였다. 친구의 눈은 친구의 손이 닿지 않는 저 높은 곳 어디쯤에 머물러 있었다. 친구의 친구들 역시 삶이 주는 고난 속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단지 말하지 않을 뿐... 우리는 타인의 삶을 잘 모르기에 그들 삶에서 가장 잘 보이는 면만 보기 쉽다. 상대의 파마머리는 봐도, 구불구불한 마음 상태는 보지못하듯이... ★불편한 책을 읽으며 즐거울 리 없다. 그럼에도 도망가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세상의 많은 진실은 이렇듯 불쾌하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 소설을 읽는 것은 하나의 생활방식만 좇던 사람이 다양한 세상살이에 눈을 뜨게 하며 다양한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다. 더보기
학교 앞에서 초등학교 앞을 지나다 보니 마침 저학년들 하교 시간인지 교문 앞에는 부형들이 꽤 많이 모여 있었다. 내가 1,2학년을 맡았던 기억이 떠올라 잠시 서서 흥미롭게 지켜 보았다. 부형들은 삼삼오오 모여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아이들 학원은 어디 보내고 있는지, 피아노 학원은 보내고 있는지 등등의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아이들 하교를 도우러 온 태권도 학원 강사는 부형과 아이들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가만 보니 건널목에서 아이들 안전지도를 하고 있는데 들고 있는 안전 깃발에 태권도장 이름이 씌어 있었다. 태권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요즘에는 태권도장에서 차로 아이들 하교 때 태권도장으로 데려 가려고 대기하는 차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도장에서의 일과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