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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진리, 혹은 궤변 만나고 싶은 사람은 숨박꼭질 하듯 만나기 힘들고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어디선가 스토커처럼 나타난다. 나도 누군가에겐 술래가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겐 스토커가 되기도 한다. 사족-특정인을 염두하고 쓴 글이 아님을 밝히는 바입니다. 사랑으로 모든 걸 감싸야 하느니라~~~ 더보기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집구석 # 오래전 내가 출근을 해서 교무실에 들어서보니, 여자 교감 선생님께서 당번 아이들과 교무실 청소를 하고 계셨다. 출근부에 싸인을 하고 교무실을 나와 교실로 올라가는 중에 뒤에서 올라오는 선생님들 중에 한 여선생님의 작은 소리가 들렸다. "나 저 교감 선생님 댁 가봤는데 별로 깨끗하지 않았어~ㅋㅋㅋ" 교실로 가면서 잠시 교감 선생님의 집이 지저분한 것과 교무실 청소하는 것과의 관계를 이리저리 생각해 보았다. 한가지 그 선생님이 교감 선생님을 별로 좋게 보지 않는 사실은 분명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 더 오래 전에는 소피스트라는 궤변론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바늘 위에 천사가 몇 명이나 올라갈 수 있는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결론은 당연히 없겠지만, 어떤 방법으로 상대방을 말로 제압하는 기술을 터득하.. 더보기
자신들만의 루틴 야구 경기를 보다 보면 타석에 들어선 타자들의 저마다 다른 행동에 흥미가 간다. 롯데의 손아섭 선수는 타석에서 움직임이 거의 없다. 배트를 한 두번 움직일 법 한데도 한결같은 자세로 꼼짝하지 않는다. 반면에 덩치가 큰 한화의 김태균 선수는 장갑의 찍찍이를 풀렀다 조였다. 반복을 하며 타석에서도 기우뚱기우뚱 중심을 잡으려는 불안한 몸짓을 한다. 은퇴한 박한이 같은 선수는 꼭 헬맷을 벗어 안면을 문지르듯이 하며 다시 쓴다. 내 눈에는 도저히 제대로 된 타격을 할 것 같지 않은 서건창의 폼은 옹색하기 그지없어 보이지만 고타율을 자랑한다. 박병호는 투수와 기싸움을 하듯 배트를 투수 쪽으로 한 번 뻗고 나서 타격 자세를 취한다.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서로 다른 개성있는 자세이지만 예를든 이 선수들은 리그를 대표하.. 더보기
#살아있다. 영화를 보고나니 코로나 걸려도 사람들이 좀비가 안되는 게 어디야~ 휴우~~ 정말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 돌아다닌다고 상상하면 정말 끔찍해~ 코로나 정도니까 망정이지...... 좀비로 뒤덮인 도시 서울. 아무것도 모르고 늦잠을 자고 일어난 준우(유아인) 식구들은 다 외출하고 홀로남아 뉴스를 보고서야 알게 된 바깥의 상황. 아파트 밖을 내다보니 아비규환 좀비들 세상이다. 좀비들에게 물리면 바로 좀비가 되는 게 아니어서 엄마와 반갑게 만나 얼싸안은 딸이 좀비가 되어 엄마를 공격하고, 이웃집 남자가 피신해 들어와 잠시 화장실만 사용하겠다며 들어갔다 나왔는데 좀비가 되는 식이다. 보름동안 집에 있는 것들로 겨우 연명하면서 지내던 중, 자신 이외에 이 거대한 아파트에 자기만이 살아있다는 생각에 목을 매.. 더보기
그들만이 사는 세상 #1 오래전 한 방송사에서 초등학교에 아이들 인터뷰를 하러 나왔다. 목적은 남자 아이들이 여자 아이들보다 많아서 여자 짝이 없는 아이들의 불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취재차 나온 것이다. 그리고 남녀 성비가 맞지를 않아 생기는 문제에 대한 보도용이었다. 그런데 방송국에서 의도한 바와는 아이들의 반응은 달라서 인터뷰 나온 이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한다. 남자가 많아서 남자 와 짝이 된 남자 아이에게 "여자 짝이 아니어서 재미가 없어요."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여자 짝이었으면 좋겠어요"....등등 뭐 이런 반응을 기대했는데 아이들의 반응은 의외로 "여자 짝이 아니어서 너무 좋아요"라고 말하는가하면, 여자가 짝인 남자 아이들 중에는 "저도 여자 짝이 싫고 남자 친구와 짝하고 싶어요." 이런 대답이 더.. 더보기
치매 걸렸나봐~ 입과 코를 내놓고 다니네~ 아담과 이브가 처음 아랫도리를 가리기 시작한 이래로 누드 클럽이나 누드 해변이 아니라면 중요 부위를 가리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전세계 누구나 인정하는 보편 타당한 일이다. 그랬던 사람들이 2020년을 기점으로 누구나 입과 코를 가리는 것이 당연한 예의로 간주될 것 같다.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더라도...... - 엄마~ 저사람 흉측하게 입고 코를 내 놓고 다녀~ - 이웃 할아버지 치매 걸리셨나봐요.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시네~ 이런 대화를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넥타이가 걸려 있던 자리에는 형형색색의 다양한 마스크가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게 되고, 사람들은 개인 무선 마이크를 달고 대화를 하게 되고 스피커 겸용의 휴대폰도 등장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입과 코가 드러나는 얼굴을 찍어 올리면 음란물 .. 더보기
다 다르다. 사람마다 참 많이 다르다.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도, 기쁨을 표현하는 방법도, 그외에 모든 것들이 얼굴 모습만큼이나 각양각색이다. 모두 똑같이 주먹 만한 밀가루 반죽을 가지고 있다. 그 밀가루 반죽이 기쁨이라고 치자 어떤 사람은 기쁨을 왕창 표현하고 끝낸다. 가지고 있는 밀가루 반죽을 그대로 다 내 보이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은 그 기쁨을 천천히 표현한다. 아주 조금씩 말이다. 마치 밀가루 반죽을 가는 국수처럼 가늘고 길게 뽑아 오래동안 내 보이는 사람이다. 슬픔도 마찬가지다. 주먹만한 슬픔을 어떤이는.....바로 대성통곡하며 표출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눈물 한방을 흘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저 사람은 왜?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다 들 슬피 우는데 눈물 한 방울 안 흘리지? 참 매정한 사람일.. 더보기
지식과 공감 사이에서..... 그동안 어떤 경험을 하든, 독서를 하건, 무엇보다 먼저 지식을 쌓기 위한 것에 촛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도 교직에 오래 근무하다보니 뭔가 아이들의 어떤 질문에도 단단하게 무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증이 그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이들의 질문에 "나 몰라"라고 하는 말은 절대해서는 안되는 금기어로 각인되어 있었다. 하지만 너무도 빠르게 변화하는 속에서 얇은 지식은 빠르게 그 가치가 증발되는 것 같다. 그리고 점점 기억력은 감퇴되어 집어 넣어도 곧 잊혀지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더구나 쉽게 검색을 통해 내가 다 넣을 수 없는 수많은 지식들을 찾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던가..... 그 빠른 변화 속에서 서로 어울려 살아가려면 새로운 지식을 얻는 일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데 촛점을 맞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