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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뭘 하더라도 좋은 날 날이 좋으니 나들이 하기 좋다.찌뿌드드했던 몸이 아침햇살을 받으며 걷고 나자 조금 나아졌다.햇살의 힘 덕분이다. 곳곳엔 공사하는 곳도 많다. 날이 좋으면 놀기도 좋지만 일하기에도 편한 날이다.어린 아이들도 선생님 손에 이끌려 봄나들이를 나왔다.주변의 자잘한 자연물들로 앙증맞은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숲 속에선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이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나비들이 제법 많아졌고 물속의 올챙이도 열심히 꼼지락 거리며 몸을 키우고작은 물고기들은 내 인기척에 혼비백산 놀라 쏜살같이 바위 밑으로 숨는다.죽은 줄만 알았던 아파트 배롱나무도 옅은 싹을 내보이며 살아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벌써 잎이 크게 자란 나무들은 열심히 볕을 받고 물을 빨아 들여이파리를 살찌우는지 잎의 색깔이.. 더보기
익히고 또 익혀야 2년에 한번 돌아오는 자동차 검사지만 생각보다 더 자주 돌아오는 것 같다. 2년 전 검사 때부터 예약을 해야지만 검사를 신청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자동차 검사하는 동안 잠깐 사무실에 들어가 보았는데 전엔 직원이 여럿이 바쁘게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달랑 한사람뿐인데도 무료한 듯 앉아 있었다. 점점 시대가 변하면서 이젠 인터넷 예약이 당연한 것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점점 예전에 없던 것들을 익혀야 하는 세대가 되었다. 조금 새로운 것에 익숙해질만하면 또 다시 새로운 것을 익혀야하는 것이다. 새로 생긴 복지관에도 모든 것이 키오스크로 예약하고 주문하고 돈을 지불하게 되어 있었다. 키오스크 앞에는 어려워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아예 도우미들이 한사람씩 서 있었다. 엊그제는 점심 식사를 위해 키오스크에 휴대.. 더보기
봄은 선물 봄은 추운 겨울을 잘 견뎌낸 자들에게 드리는 선물이다. 어린 아이들도 선생님 손을 잡고 숨겨져 있는 선물을 찾으러 나왔다. 봄햇살을 받으러 나가지 않으려는 자는 몸에 대해, 자신에 대해 직무유기 더보기
인간과 꽃은 날씨를 이기지 못해 마트에 갔더니 봄동이 꽃을 달고 있었네~ 저거 살까? 꽃이 핀 건 좋지 않을 것 같은데......? 마트를 나와 길을 걷는데 수백개의 동백꽃봉오리가 그만...... 피지도 못한 채 갑작스런 추위에 얼어붙어 시들어 가고 있었다. 에고~~ㅠ 안쓰러워라..... 일기예보를 보니 작년을 생각해서 봄꽃 축제기간을 당겼는데 올해 작년보다 늦게까지 추워 꽃들의 개화시기가 늦단다. 그래서 부랴부랴 축제를 일주일 늦추었다는 뉴스가 올라왔다. 인간과 꽃들이 어찌 날씨를 이길 수 있으리요~ 더보기
주말 풍경 아파트가 산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지라 등산객들로 붐빈다. 오늘은 주말이라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하는 팀들이 많다. ** 산악회....라는 플랭카드를 걸고 시산제들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다들 제사상에는 돼지머리가 하나씩 놓여있었다. 그런데 몇몇 산악회에서는 돼지머리 대신 돼지 저금통을 놓고 있어 미소가 지어진다. 혐오스러운 돼지머리보다 훨씬 나아보였다. 돼지입이나 돼지코에 돈을 우겨 넣는 것보다 돼지 저금통에 넣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이크까지 동원하여 제법 경건하게 축문을 읽는 산악회도 있었다. 산 입구의 음식점은 대목을 맞아 주차장마다 만원이다. 주차자리를 찾지 못한 차들이 산속 이곳저곳에 주차한 꼴불견 차들도 눈에 띄었다. 산악회 이름 앞에는 대부분 '재경' 이라는.. 더보기
학교 앞에서 초등학교 앞을 지나다 보니 마침 저학년들 하교 시간인지 교문 앞에는 부형들이 꽤 많이 모여 있었다. 내가 1,2학년을 맡았던 기억이 떠올라 잠시 서서 흥미롭게 지켜 보았다. 부형들은 삼삼오오 모여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아이들 학원은 어디 보내고 있는지, 피아노 학원은 보내고 있는지 등등의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아이들 하교를 도우러 온 태권도 학원 강사는 부형과 아이들 관련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가만 보니 건널목에서 아이들 안전지도를 하고 있는데 들고 있는 안전 깃발에 태권도장 이름이 씌어 있었다. 태권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요즘에는 태권도장에서 차로 아이들 하교 때 태권도장으로 데려 가려고 대기하는 차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도장에서의 일과가 .. 더보기
늦겨울 눈 지난 2월 하순 어느날 낮에 추적추적 비가 내리더니 밤이 되면서 진눈개비로 변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니 밤사이 눈으로 변해 온천지를 하얗게 덮어 버렸다. 마치 깜짝쇼를 벌인 기분이다. 산길을 걷자니 데크길의 난간 위에 쌓인 눈 높이로 얼마나 많은 눈이 왔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눈이 무거운 나머지 약한 가지들은 툭툭 부러져 길 위에 나뒹굴고 있었다. 이따금 나무 위의 눈이 그대로 나무 막대기 모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번 겨울엔 제법 눈과 비가 내린데다가 이번에 내린 눈으로 인해 봄가뭄은 없을 것 같다. 포근한 늦겨울의 눈이 소복하게 내려 소소한 기쁨을 느낀 날. - 슬픔의 한복판을 가로 지르는 사람의 입장에선 '시간이 약이야' '사라지지 않는 감정은 없어요' 같은 말은 와 닿지 않을지 모른다. .. 더보기
실없는 농담 속에서 오래간만에 동기들을 모교 앞에서 만났다. 만나는 장소로 가면서 학창시절 등교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돈암동에서 버스를 타고 대한극장 앞에서 내려서 당시 78번 버스(?)를 갈아타고 한남대교를 건너 국기원 앞 사거리에 내리면 논두렁 밭두렁 길을 한참 걸어서 등교를 하는 지난한 등하교 길이었다. 비나 눈이 오는 날이면 최악의 하루가 되기도 했었다. 지금은 고층빌딩숲 속에 있어서 학교 이정표를 보지 않는다면 찾기조차 힘들지만 당시엔 허허벌판 한 가운데 있어서 멀리서도 학교가 보였다. 서로서로 기억하는 것들이 달라 꺼내놓은 이야기들로 퍼즐을 맞추며 먼 과거를 회상하는 재미가 있는 것이 동기 모임이다. 유독 기억력이 좋은 친구는 아주 세세한 사건들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설명을 하기도 하였다. 서로 나이가 들다보니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