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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태양을 피하는 방법

 날이 너무 더우니 한낮의 햇살 속을 걷는 일을 되도록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까지 도서관 책 반납을 해야 하는 것이다. 늦으막히 반납할까? 하다가

깜빡 잊을런지도 모르고 이따가는 야구를 봐야 하는 시간이 가까우니 에잇~!! 그냥 햇살을 무릅쓰고 도서관으로 항했다.

가능한 그늘이 있는 쪽을 택해서 갔지만 짧은 순간 햇살 속을 걷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짧은 순간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더웠다.

입추와 말복이 지난지가 언젠데 더위는 꺾이기는 커녕 더 기승을 부린다.

 

도서관을 나오면서도 아직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지 않은지라 잠시 시원한 도서관 현관 안에 머물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렸다가 나왔다. 전에도 여름이면 이랬었나?

전에도 그랬는데 내 체력이 더위에 적응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제부터 꽃무늬 양산이라도 체면을 무릅쓰고 쓰고 다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러면서 마른 사람은 보온과 보냉에 있어서 취약하니 추위는 물론 더위에도 견디기 힘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치에 맞는지는 모르지만, 얇은 피부를 뚫고 열기가 들어오니 금방 핏줄기가 덥혀질 것이니 말이다.

 

걸을 때 최악의 구간은 그늘도 없는 곳에 에어컨 실외기가 있는 곳을 지날 때이다.

촉각, 청각을 괴롭히는 것을 넘어 이따금 후각까지 괴롭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기다리는데 가느다랗지만 그림자를 만들어주는 전봇대조차 고맙게 여겨졌다.

 

날이 덥고 불쾌지수가 높으니 사람들의 다툼도 자주 보인다.

술이 취한 취객이 길거리 족발집 주인과 시비가 붙었다.

나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취객의 반복하는 혼잣말로 인해 자초지종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취객 왈 "아니 손님이 이게 얼마요? 하고 물으면... 얼마입니다. 하고 대답하면 될 일을 만지지 말라니~

손님이 왕인데, 그냥 가리키기만 했는데....에라이~ 장사하는 꼬락서니를 보니... 저러고 살지."

이 말을 적어도 예닐곱 번은 넘게 혀 꼬부라진 소리로 반복하고 있었다.

 

 

얼마전 장마철.... 콸콸 쏟아져 내려오는 계곡물이 그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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