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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태풍이 지난 간 후

산입구쪽으로 산책을 하다보니

어제와는 달리 언제 그랬느냐 싶게 바람도 잦아 들었고 비도 내리지 않아

많은 등산객들이 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날씨는 사람들을 쥐락펴락 가지고 놀고 있는 느낌이고 자연 앞에 인간의 미약한 모습을 본 기분이다.

 

어제 낮에는

태풍이 수도권 일부를 빠져 나갔다고 해서 비는 내리지만 우산을 들고 등산로 입구 쪽으로 향했다.

매미는 빗소리와 계곡의 물소리에 지지 않겠다는 듯 그악스럽게 울어댔다.

바닥엔 간밤에 얼마나 바람이 불었는지 부러진 잔가지들이 널려 있었다.

계곡을 건너는 서울둘레길 방향으로는 줄로 막아놓고 출입금지 표시가 달려 있었다.

안전 제일이라지만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 과잉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올라갔다.

그런데 구청 공무원과 KT 직원들 여럿이 작업을 하는게 보였다.

커다란 아람드리 나무가 쓰러져 있고 반대편의 전봇대도 안의 철근을 내 보이며 쓰러져 있었다.

오늘 새벽에 일어난 일인데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봇대를 덮쳤다고 하였다.

 

오늘 새벽 잠에서 일찍 깨어 밖을 보다가 비가 내려 밖으로 나가지 않았었는데 

만일 나가서 데크길을 걸으려 했다고 생각하니 안 나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출을 삼가해 달라는 말이 귓등으로 흘려들을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내려오면서 작정하고 올라가려고 큰 배낭을 맨 등산객들에게 등산로가 폐쇄되었다고 알려주었다.

지나친 오지랖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후에 다시 올라갔더니 큰 나무는 토막토막 잘라져서 트럭에 실려 있고

전봇대도 새로 세워져 케이블 선을 잇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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