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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여행

스위스 루체른 - 빈사의 사자상 저기서 케이블 카를 타고 내려간다. 호숫가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데 호수 위를 노닐던 오리 한 마리 같이 먹자고 다가왔다. 다시 배를 타고 돌아간다. 뱃전에 턱을 괴고 바람을 맞으며 가노라니 길을 잃었던 일이 아주 오래 전 일 같이 느껴졌다. 루체른의 렌드마크 중 하나인 빈사의 사자상 프랑스 혁명 당시 프랑스 왕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전사한 스위스 용병을 기리기 위해 조성했다. 사자상 아래에는 당시 목숨을 바친 스위스 용병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얼마전까지 보수하느라 천으로 가려져 있어 볼 수 없어 아쉬웠다고 하는 글을 보았는데 다행이었다. 슬프고 늘어져 생명이 얼마남지 않아 보이지만 말끔하게 사자가 목욕을 한 듯 깔끔한 모습이다. 동물의 왕인 사자의 등에 부러진 창이 꽂혀 있고 축 늘어진 모습에 신음소.. 더보기
길을 잃다 알프스에서 길을 잃으면 더 이상 알프스는 아니다. 그저 돌덩어리 많은 여느 산과 다를 바 없이 험할 뿐.....낭만은 존재하지 않는다. 리기산에서 천천히 내려가는 길 내려가다 보면 어디쯤엔가 케이블카 타는 곳이 있다하여 이따금 구글지도를 보며 간다. 오르내리는 산악 열차도 보이고, 소들도, 그리고 평탄하고 일부러 찾아갈 것 같은 길도, 낭만적인 집들도...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갈림길에서 왜 저 낭만적인 길로 안 가고 굳이 이 길로 가자고 하는 이유를... 우리 둘의 구글 지도는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같은 목적지인 케이블카 타는 곳을 내 휴대폰 속 구글지도는 동쪽 방향으로 가라고 하고 마가렛의 구글지도는 서쪽으로 가라고 하니 '이게 무슨 일이지?' 그렇다고 온 길로 다시 되돌아가기에는 .. 더보기
스위스 루체른 - 리기산 배를 타고 리기역으로 갔다. 오늘은 산악 열차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리기산을 가기로 했다. 올라갈 때는 산악열차를 타고 내려 올때는 케이블 카를 타는 코스. 안 올라가고 여기서 쉬겠다고 해서 혼자 올라갔다. 내려가는 길에 산악 열차 안에서도 보았던 남매를 데리고 온 아빠가 앞서 걷고 있었다. "여기 포장된 길이라고 했잖아~!!!" 딸이 울먹이며 소리를 질렀다. 멋지고 평화로운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소리였다. 아들은 못 들은 척 저만치 앞서가고 아빠는 딸 옆에서 어르며 달래고 있었다. 딸 아이가 투덜대는 소리에 몹시 속이 상할 것 같았다. 어떻게 해서든 이 스위스라는 나라를 보여주고 싶었을 아빠에게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딸아이는 올라오는 산악열차 안에서부터 심드렁하더니 마침내 본 마음을 .. 더보기
스위스 - 몽트뢰 & 브베 몽트뢰 가는 길... 오른편으론 높고 큰산이 품은 푸른 호수가 보이고, 왼편으론 비탈진 곳의 포도밭이 연이어 나타났다. 록그룹 퀸의 리더 프레디 머큐리는 몽트뢰를 사랑해 종종 이곳에 머물며 음악 작업을 하곤 했다. 그가 남긴 마지막 곡인 'A Winter's Tale'은 몽트뢰를 주제로 한 노래. 그의 노랫말에는 "이곳은 천국임이 틀림없다"라는 노랫말이 있는데 로잔에 머무는 동안 그 노랫말에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나도 지금껏 스위스 여행 중 가장 좋았던 곳이 이곳 로잔이었다. 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처제는 "루체른이 아니고?" 하더란다. "아직 루체른은 안 갔어~~ㅎ" 몽트뢰를 뒤로하고 채플린과 포크 동상이 있는 브베로 향했다. 찰리 채플린은 영화 로 미국에서 추방당한 후 세상을 떠날 때까지 25년간 .. 더보기
스위스 - 베른에서 로잔으로 아침부터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어린 학생들의 행사가 있나보다 선생님들의 분주한 준비 모습을 내다 보았다. 오늘은 이곳 베른을 떠나 새로운 도시 로잔으로 가는 날이다. 체크 아웃하고 짐을 맡긴 후 우린 이 도시 첫날 올라갔던 장미정원을 가서 구시가 전망을 보고 이번에 강변을 반대로 산책하기로 하였다. 장미정원을 지나 전망대에서 구시가지를 내려다 보고 내려오니 곰우리에 곰들이 나와 있었다. 오른쪽 뚫린 사각형 구멍으로 나가면 어제 우리가 만난 그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 기차를 타고 베른을 떠나 로잔으로 간다~~ 로잔에 예약한 호텔에 도착하니 역시 사람과 대면을 하지 않는 체크인이다. 숙박료와 도시세를 지불하고 화면에 나타나는 대로 하면 옆에 쌓여있는 명함크기의 플라스틱 카드를 카드 키로 생성 .. 더보기
스위스 베른 - 곰이 나타났다 호텔에서 체크 아웃하면 숙박료와는 별도로 일인당 하루 주민세를 도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강 한화로 7~8천원씩 요구한다. 이것도 우리나라 관광 적자에 크게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해외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던가? 오늘은 트렘을 탔는데 베른에서 열릴 예정인 2023 클라이밍 세게선수권 대회 IFSC 홍보물에 우리나라 서채현 선수의 모습이 트렘 안에 걸려 있었다. 언젠가 서채현 선수 경기 장면을 흥미롭게 본 기억이 났다. 아레강변을 산책하려고 강변으로 내려왔는데 건장한 남자 4명이 같은 가방을 가지고 앞에 가고 있었다. 강변에 다다른 그들은 옷을 벗고 벗은 옷을 가방에 넣고 잠그더니 물 속으로 들어갔다. 가방이 일종의 튜브 역할도 하는 것 같았다. 왼쪽으로 강을 보며 내려가고 있었는데 오른편에.. 더보기
스위스 - 베른 쿤스트 뮤지엄 쿤스트 뮤지엄 베른에 갔다. 뮤지엄 마다 입구에서 표를 구입하면 옷에 부착하는 다양한 모양의 표식을 나누어 주는데 여기는 옷깃에 끼우게 되어 있었다. 눈에 익은 고흐의 작품들.... 관람자의 눈높이를 고려하고 편한 환경의 이런 전시 공간은 만족스럽다. 더보기
스위스 - 그린델발트 아이거산 중턱에 위치한 그린델발트. 융프라우를 오르내리는 케이블카 안에서 내려다보니 마치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익숙하게 보던 모습이라 실제 저런 곳이 있어? 하는 생각에 현실감이 없었다. 그런데 실제로 이리 마주하게 되니 내려서 동네를 돌아보고 싶어졌다. 다행히 떨어지던 빗방울은 멈추고 날은 개어 있었다. 우린 걷다가 적당한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했다. 저런 집에 살면 좋을까? 어쩌면 멋진 풍광도 어느 정도 지나 일상이 되면 심드렁해져서 그저 그런 모습으로 보일테고 결국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행복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데 패러글라이딩 하나가 하늘에서 내려왔다. 그걸 보니 일단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는 그지없이 좋아보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