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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잠식 당한 가을 앞으로는 여름에게 뒤로는 겨울에게 많이 잠식당해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 짧아질 것 같다.그러다보니 기회만 닿으면 배낭을 메고 산으로 갔다.두둑한 내 배낭을 보고 산에 오래 있을거냐고 물었다.얼마나 있을지 나도 모르겠네~ 바람 한 점 없는 날이다. 그렇다보니 산입구에 들어서자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숲속으로 들어서자 유치원 아이들이 야외학습을 하고 있다. 소리의 8할은 아이들 소리다.계곡 가까이에 가서야 또로록 작은 물소리가 들렸다.가을이 되니 나무들도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든 것 같다.  침묵을 깨트린 것은 밤과 상수리나무 열매가 후두둑 하며 떨어지는 소리였다.까치 한 쌍이 나무가지에 날아와  앉자 가지가 휘청이고 이파리 한 장 팔랑~ 떨어진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피해다녔던 햇살을 지금은 찾아다니는 철.. 더보기
베스트 셀러 이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한강의 모든 책이 팔리고 재고도 다 나가, 도서관에서는 빌릴수도 없는 지경이다.한강의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는 상황은 당연한 듯 보인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베스트 셀러가 되는 상황은 바람직해보이지는 않는다.  오래전 이문열의 책 라는 소설이 있었는데 그 소설이 베스트 셀러에 오르적이 있었다. 그 당시 이문열의 이름이 상당하던 때이기도 했고, 제목이 주는 인상도 뭔가 있어보여 그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고나서는 그다지 명저라는 생각은 들지않았다. 후에 작가 자신이 아주 짧은 기간에 쓴 책이라는 이야기와 더불어 자신도 예상치 못한 일이라는 인터뷰를  본 기억이 난다.  몇 년 전 김영하의 가 베스트 셀러에 오른 적이 있었다.김영하 작가의 이름값만으로도 .. 더보기
한강 노벨상 수상 그리고... 작가 한강의 노벨상 소식으로 우리나라가 들썩이는 느낌이다.요사이 며칠간은 우리 남매나 친구들 등과 이 소식으로 많은 카톡을 주고 받았다.오래간만에 즐거운 소식이면서도 책 이야기를 별로 할 사람이 없었는데 조금은 풀어낸 것 같다.딸도 인스타에 자기가 한강 작가의 책을 빌렸는데 곧바로 노벨상 소식이 들려왔다며 신기해 했다.   한강 작가의 작품 중 는 읽기 불편하다. 그리 쉽게 읽히지도 않는다.그에 반해 는 멍먹하나 우리가 아는 광주항쟁 관련이라 잘 읽히는 편이다. 어떤 분이 영화 을 보면서 불편했다고 했는데 아마도 진실은 조금 불편한데에 있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한강의 책이 불편하다면 그 표현에서 불편한 것일 수도 있고, 가부장적 사고에 젖은 사람이 불편할 수도 있고,비슷하게 남성에 억압받는 다.. 더보기
두 번째 날 2일째 아침은 장안 횟집에 우럭미역국을 먹으러 갔다.우리가 강릉 맛집 중 첫 손에 꼽는 집이다. 소개하여 함께 간 사람들 모두 만족감이 높았던 집이다.오래전 내가 처음 우럭 미역국을 보았을 땐 생선이 들어간 미역국(?)이라니 느글느글 거릴 것 같았다.그런데 한 번 두 번 먹을 때마다 그 진가를 알게 되었다.어떤 음식을 먹을 때보다 속도 편하고 든든했다.많은 손님들로 인해 깔아놓은 일회용 깔개의 갯수만으로도 엄청나다.재료가 소진되면 일찍 문을 닫는 곳이라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었다.  아침을 먹고 찾아간 곳은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 전문점 본점이다.여러번 와서 이제는 다른 곳을 가고 싶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이 집을 가 보고 싶어 한다.나도 처음이라면 당연히 가고 싶어했을 것이다.하지만 나는 아직 커피에 대해선.. 더보기
일출 날이 잔뜩 흐려서 일출을 보기 힘들 것으로 생각하고 바닷가로 나왔다.수평선 저 멀리 바다와 짙은 구름 사이가 붉게 물들고 해가 올라오고 있었다.그리고 몇몇 곳에선 비가 내리고 있는지 옅은 줄이 세로로 그려져 있는 모양이 눈에 들어왔다.               바다낚시 하는 분들이 잡은 것들이 생각보다 컸다.  오늘은 큰아이 수능 백일 기도를 함께 다녔던 성당 교우중 부부 4쌍 8명 모임이 있는 날이다.약속장소는 강릉 연곡에 있는 집이었다. 감자밥과 함께 나오는 꾹저구탕은우리가 다녀보고 여러 사람들에게 소개하며 함께 간 집인데 다들 만족스러워 했던 집이고,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더보기
별일 없으신 거지요? 휴대폰을 더 쓸 수 있다고 하는데도 아이들이 생일겸 추석 선물로 우리 내외 휴대폰을 최신형으로 바꿔주겠다고 해서 자의반 타의반 바꾸었다.더불어서 헬스워치를 함께 사면 1/4 가격으로 함께 살수도 있다는 말에 헬스워치까지 사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새로 바뀐 핸드폰에 적응이 덜 되어 오늘은 새 휴대전화를 꺼내다가 그만긴급전화가 눌렸는지 내 휴대폰이 112에 전화를 걸고 있었다.에그머니~!!! 얼른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곧바로 112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받아? 말아? 아주 잠깐 망설이는 사이,납치범이 옆에 있어서 제대로 이야기를 못하고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영화장면이 떠올랐다.나는 전화를 받자마자 휴대전화가 잘못 눌려 그랬다고 죄송하다고 말했다.그러자 "별일 없으신 거지요?"하고 혹시 모를 다른 사정이 있.. 더보기
어느 날의 소묘 태풍의 뒷자락에 놓여서인지 하늘에선 어두운 색깔의 구름들이 빠르게 움직인다.언제라도 비를 내릴 태세다.들고 나가려던 스틱을 놓아두고 긴 우산을 들고 스틱 대신 집고 나섰다.갑자기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 날이었다. 산 입구에서는 청소하는 소리가 들린다.집안에서는 빨아들이는 청소기로 청소를 하지만 공원에서는 바람을 내뿜는 청소기를 사용한다.관리원이 붕붕~~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뿜는 청소기로 나뭇잎들을 데크길 밖으로 밀쳐 내고 있었다.조용하게 앉아 쉬려는 사람들에겐 야속한 소음이지만 그들은 그들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 것이다.앉아서 쉬던 부부가 가까이 다가오는 청소기를 든 관리원을 제지하며 여긴 청소 안해도 된다는 손짓을 하였다.청소기를 든 관리원이 머쓱해져 돌아섰다.일하는 사람의 성실함과 소음 유발자 사.. 더보기
여름은 기억에 남아 2024년 여름이 시작 될 무렵 직박구리가 둥지를 짓고 알을 매일 하나씩 4개를 낳고 품기 시작했다.알에서 새끼가 나오기를 노심초사 기다렸으나 어느날 아침 알은 하나도 남지 않고 빈 둥지만이......청설모나 고양이가 건드렸을까?위험을 감지한 어미 직박구리가 안고 물고 달아났을까?빈 둥지엔 알껍질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2024년 여름은 무지 더웠던 것으로 기억될 것 같다.맞을까? 뉴스에서는 올 여름이 가장 선선했던 여름이 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다.앞으로는 더 더운 상상하기 힘든 여름이 올 것이라는 끔찍한 뉴스도 나오고 있다.예년이면 광복절 이후 아침 저녁으로 선선했었는데 ......  아직 아니네~~ㅠ       어느날 블로그 통계에.....999,990 이란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그러다가 야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