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일지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감성적인 작가들의 주변 사람과 사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딱딱했던 마음이 조금은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이 든다.작가 백수린의 글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읽으면서 감성지수가 높아진 기분이 드는 이런 책을 읽을 때는 소중한 무언가를 얻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작가는 단독 주택에서 살고 있다. 작가가 묘사한 글 속의 이미지를 떠 올려보면작가가 살고 있는 곳이 내가 오랫동안 살았던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짐작이 된다.혼자서 단독주택에서 사는 일이 만만치 않은 일임을 실감나게 그려보여주고 있다.'옛 골목과 낡은 집으로 이루어진 우리 동네' 그곳에서 살아가며 겪고 깨닫고 느끼는 것들과 함께.  라는 표현에서 감탄을 했는데 곳곳에 보석을 숨겨두고 있는 책이다. 자신은 지금 살고 있는 이곳을 언젠가는 떠나지.. 더보기
검사내전 사람을 평가할 때 뭘 보고 평가해야 할까?정치인의 자질을 평가할 땐 뭘 보고 평가해야 할까? 워낙 정치인들의 파렴치한 내로남불의 태도를 많이 보아서 인지 그저 평범하기만해도 좋은 정치인이라 생각된다.그러다가 국회의원 김웅 의원이 말하는 걸 몇 번 보게 되었다.도저히 검사출신이라 여겨지지 않았고, 말도 정치인치고는 어눌한 편이었다.그래도 눈빛이나 그의 말 속에서 진정성이 느껴지는 느낌이 들어서 그의 책을 보게 되었다.  재산이 적다고 해서 다 훌륭한 정치인이고 청렴한 정치인이라 볼 수는 없지만워낙 손가락질을 받는 정치인이 많은 터여서 김웅의원의 이야기는 그의 한단면을 알 수 있었다.검사 생활 18년 동안 아버지가 마련해준 집을 팔아 전셋집으로 옮기고, 그 전세 보증금도 곶감 빼먹듯 까먹고결국 월세 살고 있.. 더보기
마음이 흐르는 대로 깨끗한 책 사이에서 손 때가 많이 묻고 낡은 책이라 눈에 뜨여서 집어 들었다.지나영의 지나영? 이름은 들어본 것 같았다. 남들과 어울려 놀기 좋아하고 호기심과 에너지가 넘쳐났던 사람이 갑자기 멈춰야하고 멈출 수밖에 없다면....저자는 35~40도에 육박하는 더운 여름 날씨에도 에어컨은 커녕 전기장판을 틀고, 아래위로 내복과 겨울옷을예닐곱 겹 껴입어야 몸에 느끼는 한기를 좀 떨쳐낼 수 있었고 끊임없이 원인모를 통증에 시달렸단다. 미국의 유명한 병원의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반년이나 흐른 뒤에야 겨우 알게 된 병명 자율신경계 장애 중하나인 '신경매개저혈압' 발병하기 전에는 매일같이 복싱과 요가 조깅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었고끊임없이 솟아나는 에너지를 자랑하며 쉴틈없이 일과 모임을 만들어서 우리 아파트.. 더보기
사소한 추억의 힘 거대담론을 주로 이야기 할 것 같은 탁현민이 사소한 추억의 힘을? 하면서 보았다. 읽고보니 본인의 의지와 큰 상관없이 흘러흘러 진보성향의 정치인들과 연관되어 청와대에 들어갔다. 그리고 자신은 정치색채가 없는 사람이라고 한 말이 행간에서도 느껴졌다. 《사소한 추억의 힘》은 공연연출가 탁현민의 책이다. 2013년 프랑스 파리와 2014년 이후 제주의 서쪽에서 있었던 일상들, 그리고 청와대 의전비서관 생활을 마친 후 지난 1년 동안의 삶과 추억에 관해 쓴 산문집이다. 탁현민은 공연연출가로서보다는 문재인 정부 시절 의전비서관으로서 언론에 많이 노출된 탓에 정치적인 인물로 각인되어 있다. 탁현민은 독자에게 어마어마한 사건이나 사상이 자신을 변화시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의 삶을 수놓았던 여.. 더보기
2000년대생이 온다 1990년대 생인 딸조차 2000년대 생들은 정말 이상했다고 이야기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닥 세대차가 느껴지지 않는 딸조차 그런 생각을 하니 우리들이 2000년대생을 외계인 처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할 것 같다. 학교에 근무할 당시에도 2000년대 생 아이들은 정말 달랐다. 무슨일로 야단을 치면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면서 '선생님~~ 왜 그러세요?' 하는 표정으로 보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나의 말을 들은 동료들도 '맞아~ 맞아요~' 하면서 이구동성으로 공감한 적이 있었다. 이 책은 '90년대 생이 온다'의 저자가 쓴 것이다. 읽는 중에 드라마 을 보게 되었는데 뇌질환을 앓아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조승우와 2000년대 생이 오버랩 되어 흥미롭게 여겨졌다. 마치 기성세대가 2000년대생의 융통.. 더보기
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 한국 축구팀 감독은 외국인이 맡는 경우가 많고 지금도 외국인 감독이다. 능력이 출중한 감독을 찾다 보니 그리 된 경우이기도 있겠지만 학연 지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선수를 선발하리라는 믿음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이 아닐까? 객관적으로 자신을 본다는 것은, 자신의 진실을 보는 것은 때론 곤혹스러울 수도 있다. 가끔 내 자신을 거울로 쳐다 볼 때와 누군가가 찍어준 내 사진의 모습이 다를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 읽으면서 우리 스스로도 알고 있지만 공개적으로는 대화하기 꺼리는 이야기들, 이를테면 체면 중시, 다른 사람들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행동등.....을 거리낌없이 이야기 한다. 우리가 외국 여행을 하다보면 이런 점은 참 다르네~ 하고 생각하듯, 작가도 우리나라에서 생활하며 느낀점들을 이야기 한.. 더보기
불편한 편의점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편리해졌지만 뭔가를 잃어버린 듯 한 세상이되었다. 우리가 편리와 욕망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사이에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소설 내용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이다보니 처음 부분을 읽을 땐 무슨 추리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읽으며 나아 갈수록 글 속에서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어린 시절 읽었던 무슨 계몽 소설의 느낌도 나지만 무리하게 강요하는 느낌은 전혀 없다. 읽으면서 옥수수 수염차 만드는 회사에서 작가에게 후원을 해야되는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드라마로 만든다면 PPL이라 여길 것 같았다. 그리고 홍보 효과는 아주 만족스러울 것같다. 그렇게 옥수수 수염차 관련 이야기가 한번 마셔보고 싶게 나온다. 교사로 퇴임을 한 이후 편의점을 운영하는 염여.. 더보기
고양이를 버리다 내 또래의 남자에게 있어서는 아버지와의 불화는 당연한 일처럼 흔한 이야기다. 우리 아버지 세대가 겪은 파란만장하고 고난한 시대를 살아오신 세대이다보니, 자식인 우리의 세대를 그야말로 모든 안락함을 다 갖춘 시대로 여기셨을 것이다. 그 분들은 배부르고 등 따뜻하기만 한 것으로 최상의 세상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불평 불만은 투정에 불과하다고 여겼을 것으로 짐작한다. 그던데도 이렇게 게으름을 떤다고? 그런데도 공부를 안 한다고? 나보다 조금 나이가 많긴 하지만 하루키도 아버지와 심한 불화를 겪는다. 그 당시 일본에서는 키우던 고양이를 버리는 일은 흔한 일이었단다. 아버지와 고양이를 상자에 담아 해변에 두고 아버지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돌아왔는데 집에 돌아와 문을 열고 보니 그 고양이가 먼저 집에 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