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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마음의 반영

밤사이 내린 눈이 나뭇가지에도 제법 쌓였다.

기온이 오르자 후둑후둑 나뭇가지에 쌓였던 눈이 떨어진다.

 

초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아이들이 빵빵한 가방도 모자라 보조 가방에도

미어터질 듯 개인 사물들을 담아 들고 하교를 하고 있었다. 몇몇 어린 아이들은

엄마들이 짐을 들어 옮겨주는 모습도 보인다. 오늘이 종업식인가보다.

새 학년 올라가면서 실내화며 사물함 바구니, 보관했던 개인 학용품들을 담아 가는 것이다.

설날을 앞두고 종업식을 해서 아예 2월 끝까지 학기말 방학에 들어간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그들의 까마득한 앞날이 희망차게 보이지 않는 것은,내 마음 상태 때문이기도 하지만,

얼마전 외국 작가가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라고 하며 찍어올린 영상과도

무관치 않은 것 같다. 반박의 여지도 있었고,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면도 있었다.

 

조금 걷다보니 이번엔 80대로 여겨지는 어르신들이 똑같은 종이 가방에

GIFT SET라고 씌어진 명절 선물을 다들 하나씩 들고 가고 있었다.

어느 단체에선가 설날을 앞두고 어르신들에게 나누어 준 선물인가보다.

 

현직에 있을 땐 날짜와 요일이 언제나 머릿속에 있었다면

날짜와 요일이 무심하게 지나가고 있는 요즈음엔 이런 거리 풍경으로 시기를 가늠하게 된다.

 

그런 풍경들이 불러오는 느낌들은 내 마음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울적하면 우울한 풍경으로, 내가 활기차면 밝고 환한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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