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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서울에서 프랑크푸르트로...

새벽에 알람 소리에 겨우 일어났다.

퇴직 이후 실로 오래간만에 강제로 일어난 것이다.

출퇴근을 할 땐 아침에 10분만 더 자고 싶은 것을 분연히(?) 떨치고 일어났었다.

퇴직하여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아침에 느긋하게 늦잠을 자도 된다는 것이었다.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느긋함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자 게으름이 찾아왔다.

게으름에 젖어 있던터라 알람 소리에 맞추어 일어나려니 힘들더라.

공항버스 안에서 정신없이 자다가 일어났다.

 

그동안 코로나로 억제되어 있던 사람들이 많이들 나간다더니 이른 시간임에도 공항엔 사람들이 많았다.

13시간이 넘는 긴 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게 항상 고역이다.

약간의 폐쇄공포증과 주의력결핍증이 있는지라 비행기 안에 갇혀서 오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심적으로도 고역이다.

그러니 창가쪽 자리는 맞지를 않아 우린 항상 가운데 자리를 잡는다. 그럼에도 힘들다.

약간의 두통에다 피곤함과 공포감까지 유독 이번에 심하게 느껴졌다.

여행은 커녕 도착하자마자 몸져 눕는건 아닌지 하는 걱정이 앞섰다.

 

어쨌거나 기진맥진 도착은 했다. 프랑크푸르트에 대한 좋지않은 기억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검색이 깐깐했다.

우리 앞에서 수속을 밟던 사람들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 바로 앞에서 입국 수속을 밟던 한국인 여자 승객에게도 이것저것 꼬치꼬치 묻는데

독일어는 물론 영어도 소통이 안되자 독일 직원은 큰 소리로 영어 가능한 한국인을 찾았다.

우리 뒤에 한국인 젊은이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실제로 영어를 잘 못하는지 남의 일에 끼어들기 싫은 건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하는 수없이 나보다 조금 나은 영어를 구사하는 아내의 등을 떠밀었다.

그 분은 결혼한 딸이 이곳 독일에서 아이를 낳아서 온 것이라고 하였다.

독일 직원은 딸의 전화 번호를 말하라고 하더니 직접 딸에게 전화까지 걸어 확인을 하는 것이었다.

'오 ~~!! 이렇게 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도 역시 이것저것 꼬치꼬치 묻는 것이었다. 

급기야는 우리가 얼마나 돈을 가지고 있는지 돈을 꺼내 보여 달라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깊이 넣어둔 스위스 지폐를 꺼내 보여주고 나서야 우린 수속을 끝낼 수 있었다.

아마도 불법체류자가 많아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짐을 찾고 나오는데 아까 그 한국인 여자 분이 다가와 도와주어 고맙다고 말하였다.

 

몸은 파김치가 된 것처럼 힘들었다.

만일 여기서 바로 스위스 가는 기차를 타기로 계획 했다면 정말 큰 일이었을 것이다.

공항 바로 옆에 있는 힐튼 호텔을 잡아 하루 자고 가기로 한 것은 정말 잘 한 일이었다.

호텔에 들어오자 마자 씻지도 않고 뻗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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