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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길어진 그림자

왜 그래? 감기야?

몸이 안 좋아보이는데 나가지 말고 옆에 있을까?

 

가을엔 물음에 대답을 할 수 없는 게 너무 많다.

'그냥' 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가끔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 이해할 수 없는 나를 진정 시키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있다고 해도 그 버튼을 누르지도 않을 것이다.

 

가을 바람난 사람처럼 싸돌아다니다 오늘은 비가 오는데도 나갔다.

가을비는 물감을 머금었는지 잎이 다들 짙어졌다.

 

개미 한마리, 자기보다 대여섯배 되는 죽은 곤충 한마리를 힘겹게 끌고 간다.

그러다 바람이 휭하고 불자 물고있던 곤충과 함께 저만큼 날아가 떨어졌다.

그래도 입에서 놓지않고 떨어진 자리에서 여전히 끌고 간다.

 

가을을 살아가려면 포기를 모르는 저런 끈질기고 강인함이 있어야 하나?

 

하지만 가을엔

강한 모든 것들이 다 싫다. 

스러져 가는 것들이 아름답고 패자의 등이 더 눈에 들어온다.

 

이 계절..... 그림자가 길어지는 것도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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