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영화 보는거야?
- 호텔 뭄바이
영화를 처음부터 보려고 본 게 아니었다.
방에서 거실로 나오니 한참 총격전이 벌어지는 장면이다.
엉거주춤 소파 팔걸이에 앉아 보다가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보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본 영화다.
2008년 11월 실제 일어난 사건을 영화한 것....인도의 뭄바이에서 테러가 발생한다.
보트에서 내린 테러범들은 큰 배낭에 무기를 넣고 택시를 타고는 지령받은 장소로 이동한다.
테러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도시라 테러범들을 제압할 특수부대는 멀리 델리에서 와야 한다.
지역 경찰서장도 이미 총격으로 사망했고,
남은 경찰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도 테러범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에 비해 장난감 수준으로 보인다.
역이나 카페등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 무차별로 사람을 죽이고 최고급호텔을 장악한다.
테러범들은 계속 이어폰으로 지령을 받는다.
이어폰 속에선 독려하는 소리가 들린다.
"알라는 위대하다~" 성전으로 여겨졌지만
테러범들은 돈도 받는 조건으로 참여한 것임이 테러범 중 한 명이 부모와 통화하면서 돈을 받았는지 묻는다.
호텔 화장실에서 수세식 화장실을 처음 본 듯 신기하게 물이 내려가는 모습을 보는 장면등을 통해.....
테러범만 아니라면 그냥 때묻지 않고 순수한 시골 청소년들의 모습과 다름없다.
순수한 사람들이라 더 쉽게 이용당한게 아니었을까?
테러가 벌어진 상황 속에 다양한 인간의 모습들을 보게 된다.
최고급 호텔에 갓난 아기와 유모까지 대동하고 여행을 온 부부로 등장하는 아미 헤머와 나자닌 보니아디.
호텔 직원들은 아기를 위해 목욕물의 온도를 온도계까지 넣어가며 정확하게 맞춰놓는다.
가히 '손님은 신이다'는 호텔 신조에 걸맞는 모습들이다.
호텔 종업원인 데브 파텔은 갓난 아기를 보는 처제가 오지 않아
허둥대다가 제대로 신발을 갖춰신지 못하고 출근을 한다.
호텔 지배인은 일하는 직원들을 모아놓고 말한다. 테러범이 호텔을 장악한 지금,
직원들만 아는 출구로 지금 호텔을 빠져 나가고 싶으면 나가도 된다고 하지만 한 명만이 아이가 4명이라며 나가고
나머지 직원들은 손님들과 함께 하게 된다.
데브 파텔(아르준역)은 시크교도라서
집 밖에 나갈 때는 터번을 두르는 것이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수염과 터번을 보고 겁내하는 손님에게 휴대폰의 가족 사진을 보여주면서 안심을 시킨다.
그리곤 손님이 원한다면 기꺼이 터번을 벗겠노라고 말한다.
단순히 손님을 위한 호텔 종업원이라서가 아니라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나와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아닐런지.......
영화는 잠시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끝까지 끌고 간다.
특히, 나자닌 보니아디(자흐라역)가 터레범의 총구앞에서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절대절명의 순간
코란을 암송하는 장면에선 최고조의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호텔방을 돌아다니면서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와중에 안타까운 죽음이 잇따른다.
실화가 아니라면 저 아이 아버지(아미 헤머)는 죽지 않았을텐데......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 다른 한편으론
어떤 목적으로 저런 무차비한 테러를 하게 되었는지?
저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해서 테러범이 되었는지?
돈많은 미국인이나 영국인을 인질로 삼으려 했다는 건 알겠지만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들을
영화로 조금만 더 풀어서 친절을 베풀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든다.
190여명이 죽고 300여명이 부상당한 이 사건....
결국 현장의 테러범들은 목적달성을 이루지 못하고 사살 당하지만,
테러 지령을 내린 범인은 아직도 잡히지 않고 살아있단다.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에 관한 뉴스를 보고 있으려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가 더욱 실감이 났다.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여겨져 더욱 긴장감을 갖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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