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일지

오늘부터 그 자리에 의자를 두기로 했다

의뢰인들이 하는 말 중 가장 많은 말은

"나에게 이런게 있었나?" "이게 왜 이렇게 많지?" 라고 하는데

아마도 어느 집이나 정리를 하려 들면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우리 집 앞 마트의 냉장고가 우리집 전용 냉장고라고 생각하라는 말은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실감났다.

실제로 나도 우리집에서 1분~2분 거리에 꽤 큰 마트가 있으니 필요할 때마다 산책겸 가니 말이다.

그러므로 물건을 들이지 않는 습관부터 길러야 한다는 말에도 공감이 되었다.

 

식품의 경우는 쟁여둬야 든든했던 배곯는 시대도 아니니 말이다.

가끔 마른 것은 오래 보관이 가능한데다가 싸다고 하면 많이 사곤 했는데 

빠싹 마른 것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걸 알고 난 이후는 덜 사게 되었다.

 

책을 보며 다소 아쉬운 점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겪은 사례들을 적은 부분을 통해

정리정돈이 정신적인 면이나, 심리적인 면과의 연관성을 설명하려한 점은 이해가 가지만

보통의 가정에서 있을 수 있는 정리의 사례가 아닌 특수한 경우라 일반적인 정리 정돈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 않은게

아쉽다고 생각하는 중에 발견한 오타로 인해 신뢰감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새로 알게 된 것들도 많았다.

 

<밑줄긋기>

 

- 정리가 필요한 건 집이 아니라, 나였습니다.

 

-물건에 대한 과도한 집학은 당신의 마음과 집을 병들게 한다. 버릴 것과 쓸것이 뒤엉킨 지저분한 방은 자신을 돌보지 않는 망므의 대변이기도 하다. 무작정 보이지 않는 곳에 수납하고 높이 쌓아올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물건을 제대로 마주하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감정을 냉철하게 정리해야 한다. 

 

- 그들이 삶의 고단함과 정리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아파하는 모습과 모든 집 정리가 끝났을 때 느낀 희망과 치유를 이아기하며 흘리는 눈물을 보고 공간을 바꾼다는 것은 비단 물리적 변화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 자체를 바꾸는 것임을 깨달았다.

 

- 과거를 정리하지 못하고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에 버리지도 못하고 정리하지도 못한다. 그러니 도리어 쌓아두게 되는 것이다. 혼란스러운 자신의 마음 상태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집 쓰레기를 버리듯 마음에 정리되지 못하는 것들을 하나씩 정리하는 것은 진정한 마음 상태를 지켜나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 단순히 내 집이 바뀌고 좋은 환경이 되어서 눈물을 흘리는 기쁨의 감정이라기보다 훨씬 깊은 내면의 감정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물건들을 만지고 버리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인생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어 느끼는 아련한 눈물일 수도 있고, 답답하게 억눌려 있던 물건들이 사라지면서 느끼는 통쾌한 눈물일 수도 있다.

 

- 정리 의뢰인들이 하나같이 하는 두 가지 말이 있다. "나에게 이런게 있었나?" "이게 왜 이렇게 많지?" 

 

- 공간이 있어야 사람이 머문다. 사람이 머물러야 심리적으로 가까워진다. 가장 가까운 듯하지만 심리적으로 가까워지지 못하는 부부라면 시간의 부족함보다 어쩌면 공간의 부재에서 오는 것일지 모른다.

 

- 예전엔 집에 물건이 산더미로 쌓여 있어도 집밖을 나가버리면 그만이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젠 창궐한 코로나로 인해 그럴 수 없는 시간이 늘어났으니 누구나 집순이가 되어야하는 웃지 못할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 출발하게 만드는 힘이 동기라면 계속나아가게 만드는 힘은 습관이다. <짐 라이언>

 

- 대지진을 겪은 일본은 간소화된 살림에 대한 욕구가 더해지면서 미니멀 라이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실질적으로 안전을 위협하는 물견을 두지 않는다는 생활 방침으로 시작된 미니멀 라이프는 사실상 한국 문화와는 많이 다르다. 우리는 스웨덴식 미니멀 라이프인 라곰이 중용과 비슷한 뜻을 지닌 말인데 간소함과 더불어 균형 또한 중요시 여기는 것이다. 

 

- 저장강박 증세를 가진 가정의 컨설팅을 진행하다 보면 사회와 고립된 독거노인들이 많다. 결국 애정결핍을 물건으로 채우려는 심리적 보상과 관련한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 크기와 상관없이 어딘가 구석에 아이들만의 비밀 장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만의 공간, 특별한 공간이 있다는 것은 스스로가 주체 기관이 되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기에 고안된 공간 그 이상으로 가치있게 생각된다. 

 

- 집이 정리된 후 그들은 왜 울었을까? 개인의 감정은 모두 다르지만, 울고 난 후 얻어지는 치유의 경험은 모두가 같을 것이므로 집주인들의 눈물이 아름답고 건강한 감정이라는 것이 감사한 일이다.

 

- 우리의 물건은 내 삶과 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 집이 언젠가 다시 커지면 꺼낼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예전에 큰 집에 살았던 시간에 기억을 멈추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을 것이다.

 

-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그 시간과 물건에 애착을 가지는 것은 현재와 미래의 공간을 풍요롭게 만들어주지 못한다. 지금 내가 있는 공간에서 내가 느끼는 행복한 순간은 집 크기와 상관없이 누구와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어머니는 가장 예뻤던 시절 딸의 옷이라고 버리지 못한 반면

딸은 이런 촌스러운 옷을 내가 입었다는 사실이 싫다며 버리라고 했다.

 

- '내가 예전에 어떻게 살았는데'라는 미련도 물건에 실어서 함께 비워내길 바란다.

 

- 채워나가는 즐거움보다는 덜 채우는 가벼움으로.....

 

<오늘부터 그 자리에 의자를 두기로 했다/윤주희 지음 /필름 출판사>

'독서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밖의 모든 말들  (0) 2021.08.22
우리가 녹는 온도  (0) 2021.08.12
작가의 책상  (0) 2021.07.25
아몬드  (0) 2021.07.05
클래식 잡학사전  (0) 2021.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