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 스스로 사람들의 '서로 다름'에 대해 천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연히 집어든 이 책의 뒷표지의 글을 보다가 읽게 된 책이다. 다름에 대한 글이어서.....
사람마다 좋아하는 커피의 온도가 다르고 이 세상에 나말고 단 한사람쯤은 나만의 온도를 기억해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다. 일단 사람마다 다르다는 말에 공감이 갔고, 나직하고 미세하게 감정을 표현한 글을 읽었다.
정말 세상을, 자기 자신을, 남들을 이런 눈으로 보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구나!
세상엔 사람들 숫자만큼이나 많은 관점과 색깔과 취향이 있구나! 생각하면서....
작은 일에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오기도 하고,
다 들 괜찮다고 하는데도 나는 괜찮지 않은, 그런 안쓰러운 사람들......
잠자리 날개 같이 만지면 바스러질 것 같은, 심장을 가진 사람들 말이다.
읽다가 표지에 있는 작가를 다시 보았는데 정이현 작가였다.
그런데 내가 작가 사진을 보기 전까지 장정일과 결혼을 했던, 신이현 작가와 착각을 했다. ㅎㅎ
작가들은 독자가 이런 착각을 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
나는, 그들은, 우리는, 어떤지 여럿 사람들 마음 속을 노숙한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여행한 기분이다.
서로 다른 감정의 색깔들이 그려내는 풍경은 삽입된 일상의 사진과 잘 어울렸다.
작가가 사용한 '여력'이라는 낱말이 꽂힌다.
코로나 상황 속에 일상을 살아가며 제 앞가림하기에도 벅차서 주변을 돌아볼 여력이 없는 시대다.
그나마 여력이 있다면 이런 책을 읽으며 아주 미세한 것에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남사친 여사친 사이인 M과 J..... 서로 각각 애인을 사귀어 넷이 만났다가 헤어진 후 다시 만나는 이야기는
잔잔하면서 뭔가 스며들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상투적이지 않으며 담백하게 마무리 지어 상큼했다.
녹아 사라지는 눈사람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우리가 녹는 온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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