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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남자들은 다 그래?

남자 동기가 교장이 되어서 축하차 일년 후배들과 만난다고 나갔다 오던 날,

들어와선 대뜸 "남자들은 다 그래?" 하고 묻는다.

 

학교 다닐 적엔 일년 선후배들끼리는 그저 격이없는 친구처럼 지냈는데

교장이 되어서 그런지 1년 후배들이 말과 행동에서 무슨 임금을 알현하듯 하더라는 것이었다.

남녀가 섞여서 만났다면 좀 덜했을텐데, 달랑 혼자만 여자였던지라

직위와 서열을 따지는 남자 사회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새삼 눈에 들어왔나보다.

 

남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서열을 정하기 위해 경쟁을 한다.

선후배를 따지고, 누가 술을 더 잘 먹는지를, 누구 오줌발이 더 센지를 ..............

심지어는 장례식장에 차를 나누어 타고 갈 때조차 은근히 누가 빠르게 도착하는지 경쟁하기도한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빠르게는 남자들의 슬로건으로, 결코 전국체전 슬로건만이 아닌 것이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 여럿이 모였을 때의 남자들의 기싸움은 대단하다.

가끔 경쟁에서 꿀리거나 논리가 빈약해지는듯 하면 내미는게 나이다.

뭐라도 꺼내서 상대방보다 우위에 서서 눌러 꺾어야 한다.

그래서 옳은지는 몰라도 싸가지없는 녀석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넌 나이가 몇이냐?"

"민증부터 까자~"

"넌 위 아래도 없냐?"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도 여자들처럼 감정을 나누거나 공유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남자들만의 모임에선 서로 시시콜콜 집안사나 마음 속 이야기도 잘 하지 않는다.

외로움, 속상함, 기쁨 등의 감정을 나누는 대화는 익숙치 않고 잘 다뤄지지 않는 편이다.

국제정세나 세계평화같은 큰 주제들을 나눠야지 좀스런 이야기란 여자들이나 하는 것이란 생각에?

하지만 부부모임이 되어 여자들도 함께 모이게 되면 그땐 이런저런 남자들끼리 공유하지 않던

세세한 각 집안의 이야기들이 여자들을 통해 각 가정으로 전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집으로 돌아와서 아내들은 남편들에게

"아니? 그렇게 오래 만나왔는데 아직 그걸 몰랐단 말이야?"하고 의아해 한다.

 

많은 학자들은 인류가 동굴시대부터 가지고 있던 속성을 아직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남녀 차이를 설명한다.

그로인해 스스로 어쩌지 못하는 커다란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새삼 겸손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허무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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