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다가 라디오를 틀었더니 배우
엄태구가 게스트로 나와서 진행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영화 '낙원의 밤'이야기를 하는데,
엄태구? 엄태구가 누구더라? 아~ 그 영화<밀정>에 나왔던 나쁜노옴~~
연기의 신이라는 송강호에게도 밀리지 않았던 연기를 보여준 하시모토역의 엄태구.
그의 첫 주연작이다.
<낙원의 밤> 이란 영화 제목은 이병헌 김영철 주연의 <달콤한 인생>처럼 아이러니한 제목이 아닌가.
이처럼 대비, 혹은 비교되는 것들을 떠 올리며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였다.
삼시세끼의 차승원 ↔ 낙원의 밤의 차승원 (차줌마가 저렇게 변해?)
<나의 아저씨><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박호산 ↔ 낙원의 밤의 박호산
제주의 멋진 풍광 ↔ 잔혹한 피범벅의 느와르
전여빈의 물회 ↔ 엄태구의 물회 (아~ 물회 나 엄청 좋아하는데 자기 때문에 못 먹잖아~ 옆에서 궁시렁궁시렁)
조폭들의 거친 욕 ↔ 잔잔한 피아노 선율
<달콤한 인생>의 이병헌:김영철 - <낙원의 밤>의 엄태구:박호산
피아가 구분이 안되는 잔인한 조폭들의 세계에서 소모품처럼 취급되는 조직원들.
잔인함과 피칠갑에 눈쌀이 찌푸려짐에도 참고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좀비물을 보면서 조금 단련이 된 때문.
몇 가지 아쉬운 점을 꼽아본다면,
엄태구와 전여빈의 애정신이 아니더라도 에피소드가 하나 더 들어갔다면
전여빈의 애달파하는 모습이 더 개연성이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또 마지막 총격씬에서 차승원이 사느냐 죽는냐 하는 순간에 애드립처럼 "문 닫는다고 안 죽냐?" 하는 대사는
웃음이 터지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오히려 옥의 티처럼 느껴졌다.
쫄깃해졌던 감정의 매듭이 갑자기 탁! 풀어져서 허무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무거운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가벼운 예능을 보는 듯해서.....넣지 않았으면 더 나았을 듯.....
그리고 하나더
전여빈이 스쿠터를 타고 가는 마지막 장면에선 헬맷을 쓰지 않았다면 더 비장미가 있었을 것 같았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볼만한 영화였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가장 사람을 많이 죽이는 사람은? 전여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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