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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한참 후에야 깨닫는 것

 과거의 폭력으로 인해 추락하는 유명인들이 연일 생겨난다.

폭력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을지, 내 나름대로 거슬러 올라가본다.

그건 사람마다 통제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본능 때문에 생기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은 누구나 주변을 자신의 통제하에 두기를 원한다.

즉 가능한 자신의 영향력하에 모든 것을 두려고 한다.

 

그 본연의 욕망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그걸 실행에 옮기거나, 내뱉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의 자제력으로 어느 정도 통제를 한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언행으로 분출시킨다.

그걸 자유라고 착각하면서....그래서 꼰대가 되거나 심하면 범법자가 된다.

 

나도 내 주변을 통제하기 편하게 세팅해 놓는다. 잠들기 전 보았던 노트북을 옮겨놓고,

읽을 책들은 책상 위에, 스탠드와 필기도구와 손만 뻗으면 닿는 위치에 휴대폰과, 포스트잇 등등을 확인한다.

준비가 다 끝나고 다시 한번 더 필요한 게 없나 확인 후 앉으면 흐믓하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내 눈에 들어오는 곳에 배치를 해둔다.

하지만 물건에 한해서다. 그 통제의 욕심이 물건에서 더 나아가 사람에게까지 통제력을 행사하려다 보면

마찰이 빚어지고 갈등이 생긴다.

 

넌 내가 원하면 언제든 내 앞에 나타나서 무릎을 꿇어야 해.

그리하여 내 먹을걸 준비하고 옷을 빨아야 하고, 내 이야기에 웃어주고 박수 쳐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내 통제력에 흠집이 생길 때 악질 상사나 강자는 약자를 어떤 식으로든 밟으려 하는 것이다.

드러나거나, 또는 드러나지 않게 교묘하게.....

 

영화에서도 그런 인물들을 만나면 소름이 끼친다.

영화<이끼>에서 이장역을 맡은 정재영은 자기 마을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인물이다.

일개 이장임에도 경찰조차 그의 세작노릇을 하게 만드니 말이다.

 

아~ 그가 빨대로 요구르트를 빨아먹는 그 일상적인 모습이 내겐 가장 폭력적으로 비춰졌다면 나만 그랬을지.....

모든 것들을 내 손아귀에 통제한 자가 높은 꼭데기에서 빅브라더처럼 흐믓한 표정을 지을 때의 그 모습.

마슬로우의 인간 욕구의 단계에서 그 자신은 마지막 5단계를 맛보고 있고,

유해진을 비롯한 아랫것들은 저급한 단계의 맛에만 길들여져 있는 듯 했다.

그가 수족처럼 부리던 유해진이 롱테이크로 찍었다는,

정재영에게 반기를 드는 미친듯한 연기장면은 살떨리는 대사와 더불어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여기서 곁길로 빠져 유해진에 대해 놀란 3가지.

1.이끼를 보고... 오우~~연기를 잘하네.

2.김혜수와 사귈 때 ..... 와~~정말?

3.삼시세끼를 보고 ....오호~~ 참 멋진 친구네. 김혜수가 사람 볼 줄 아네....

 

또 다른 영화<지옥의 묵시록>에서는 마론브란도(커츠 대령역)가 전쟁 임무를 망각하고

자신의 통제력을 확장하여 밀림 속에서 전지적 인물로 추앙받는데 빠져버리고 마는 인물로

나에게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같은 미군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마지막 장면도 잊을 수 없다.

 

결국 자기 욕망에 취해 남을 통제하려 들지 말고, 나 자신을 통제하면 되는 일인데,

우리는 한참 지난 뒤에서야 그걸 깨닫곤 한다.

'몰라서 그런게 아니라....실천이 안되니 그렇지' 대부분 이렇게 말할 거 같다.

물론 평생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왼쪽부터 유해진 김상호 정재영 하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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