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8년차인데도 커피 심부름을 하는 여직원들
직원들의 커피 취향을 알아 얼마나 빨리 커피를 타느냐가 실력이고,
발꼬랑내나는 남자 직원들의 구두를 정리하는 일을 당연시 여겼던 1990년대의 상황이다.
정확히는 1995년 김영삼 대통령 시대.
당시는 그랬다. "여자가 뭘~"이란 말속에 여자들은 허드렛일이나 하는 미미한 존재로 여겼고,
여자는 결혼하여 임신을 하면 당연히 퇴사하는 분위였다.
그당시를 돌아보면 영어와 학벌이란 것이 승진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희석되었지만 아직도 더 개선되어야 할 것 같아 보인다.
고졸 여직원 3인방
고아성, 이솜, 박혜수는 성차별의 학벌위주 시대 속에서 아등바등 애쓰는 인물들이다.
대졸 신입사원들이나 나이든 상사가 못하고 쩔쩔매는 일들도 이들은 척척 해내는데도,
고마워하지도 않고 내색도 못하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니 남자인 내가 다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데
저런 일들을 실제로 겪은 여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정작 회사가 돌아가는 것은 이런 고졸출신 말단 여직원들에 의해서인데,
하는 일에 비해 대우나 보수는 남자나 대졸 출신들에 비해 턱도 없다.
아무리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수상을 한 경력이 있어도
기껏 한다는 일이 영수증 정리하며 숫자를 맞춰야 하는 일이나 하고,
아이디어가 샘솟는 창의성을 가지고 있어도 여성이며 고등학교출신으로는
언감생김 벽을 뛰어넘기 힘든 세상이고 옴짝달싹 못하게 한계를 규정 한다. 그나마
고졸사원도 토익 600을 넘으면 대리 승진시험을 볼 수 있다고 하여 졸음을 참으며 영어 공부를한다.
박혜수가 우연히 금붕어를 놓아주러 나갔다가 회사에서 페놀을 무단 방류하는 상황을 목격하게 되고,
그것을 파헤치면서 회사와 마찰을 빚는다. 이름하여 내부고발자인 셈이다.
영화는 여성차별, 학벌위주의 문제점을 보여주다가, 환경문제도 들추고, 기업사냥군들의 문제까지 번져나간다.
결국 삼진그룹여성 토익반 전체가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이 과정에 남자들도 합세하지만 당연히 문제 해결은 여자들이 주축이다.
동독출신 메르켈 여성 총리가 최장수 총리를 하면서 성공적인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듯,
우리도 그런 여성 정치 지도자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나도 남자지만 밴뎅이 속같은 쪼잔한 남자들보다는 엄마의 리더십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여자들이 필요한 시대다.
실패한 여성 대통령이 브레이크를 건 셈이 되었지만, 우린 충분히 그런 변화를 이끌어낼만한 다이나믹한 민족이다.
이솜의 시크&걸크러쉬함과 고아성의 여린듯 단단함, 박혜수의 어리버리 순수함, 이렇게 3인 3색 연기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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