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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콜 - 전종서의 진화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류시화의 책 제목처럼

누구나 후회되거나, 가슴을 쥐어짜면서 비통해하는 과거가 있다.

그리고 그런 과거는 돌아가서 되돌리고 싶은 간절함을 갖게 마련이다.

이렇게 과거나 미래로 가는 영화는 꽤 많다. 그만큼 많은 공감을 끌어낼 요소가 많다.

이런 영화는 분석을 하면서 '저 장면은 말도 안돼.' 이러면서 보면 재미가 반감된다.  

 

박신혜, 전종서 주연의 영화 '콜'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영화다.

스릴러 치곤 그다지 무섭지 않았고, 쓸데없이 깜짝 깜짝 놀래키는 그런 장면이 없어서 더 좋았다.

 

병원에서 엄마를 보고 돌아온 서연(박신혜)은 영숙(전종서)의 전화를 받는다.

영숙은 1990년대의 삶을 살고 있는 과거 속 인물이다.

 

90년대를 살지 않았거나, 그때 너무 어렸던 사람들은 당시 TV속 화면이 낯설 것이다.

하지만 당시를 경험한 사람은 문화 대통령이라 불리웠던 서태지가 당시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새삼 떠올리며 추억하는 재미도 더해질 것이다.

 

서연은 영숙에게 과거에 화재 사건을 멈추게 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살려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 부탁을 들어주자 돌연 칙칙했던 집도 밝고 화사하고, 아버지도 살아 있는 화목한 가정으로 변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행복감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과거를 조작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에만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다른 사람에 의해 조작된다면 더더욱 그렇다.

 

서연이는 이런저런 사건을 검색하면서 영숙이 살인을 저지르고 무기징역에 처한 인물임을 알게 된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영숙은 서연에게 어떻게 경찰이 자신이 범인임을 알게 되었는지 서연에게 캐묻게 된다.

오는게 있으면 가는게 있는 법, 아버지를 살린 댓가를 치뤄야 한다.

결국 자신의 미래를 알게 된 영숙은 살인을 저지를때 사용한 칼을 경찰보다 먼저 찾아낸다.

 

서연이는 검색을 통해 영숙의 미래를 알고 있는 존재이고, 영숙이는 서연의 과거를 조작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미래를 미리 아는 자와 과거를 조작할 수 있는 자,

둘 사이의 두뇌게임이 펼쳐지고 과거의 조작이 순식간에 현재의 변화로 나타난다.

닫힌 결말이 아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다양한 결말이 가능한 결말없는 무한한 열린 결말의 영화다.

 

후회되는 과거를 바꾼다고해서 결코 행복만이 찾아오는 것이 아님을......

현재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첫 작품인 영하<버닝>에서도 전혀 신인답지 않게 보였던 전종서가

두 번째 영화인 이 작품에서 광기 어린 영숙 역할을 아주 잘 해낸다. 한단계 진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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