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과<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두 영화를 보노라니 재미있는 점들이 떠 올랐다.
두 영화 모두 다 앤 헤서웨이가 주연을 맡았다는 공통점도 그렇거니와
또 다른 주역인 로버트 드니로와 메릴스트립를 보는 것도 흥미가 있다.
로버트 드니로는 오래전 영화 <케이프 피어>에서 아주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배우.
지옥에서 온 악인처럼 워낙 나쁜 역할이었던데다 그 강한 인상으로 인해, 드니로는 배우로서가 아닌 실제 인간으로도 정말 DNA자체에 악마의 요인 박혀 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만큼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그런데 그가 <인턴>이란 영화에선 아주 멋지고 중후하며 나이든 이가 보여주는 인생 경험이 풍부한 남성을 연기하였다. 내가 본 로버트 드니로의 전작들 대부분이 악역 아니면 강한 인상을 주어서 부드럽게 변신한 모습이 신기했고 뛰어난 배우임을 입증한 것 같았다.
남자 배우에서 드니로를 꼽는다면 그에 필적할 만한 여자 배우로는 메릴 스트립이 아닐까?
두 배우 모두 이제 70대를 훌쩍 넘은 배우가 되었다.
메릴 스트립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에서 서양인이면서도 동양적 감성이 풍기는 역할을 했었고, 그 후에 맡은 배역도 대부분 정감있고 감성적인 역할이었다. 그런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선 내 머릿속 이미지와는 다른 아주 강하고 깐깐한, 갑질을 일삼는 상사로 나온다. 그럼에도 잘 어울린다는 건 역시 대배우라는 사실.
로버트 드니로가 강한 이미지에서 선한 이미지로의 변신이라면, 메릴 스트립은 아주 선한 이미지에서 강한 이미지로 바뀌었다. 그런데 두 영화의 공통으로 나오는 배우가 앤 헤서웨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그 역시 두 영화에서 전혀 다른 역할이다.
<인턴>에선 앤 헤서웨이가 30대의 여성 CEO로 등장하며 인생 경험이 풍부한 나이든 인턴 로버트 드니로에게서 조언을 받는 역할인 반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선 반대로 갑질을 일삼는 편집장 메릴 스트립으로 부터 갑질을 당하는 역할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주인공 헤서웨이가
마지막에 메릴 스트립에게서 연락 온 삐삐를 집어던진 장소가 나오자
- 어? 저기 파리 콩코드 광장 분수 아니야?
- 파리 다시 가고 싶네
방콕 생활에 안 본 영화 찾아보고, 본 영화 또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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