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들, 며느리가 키우는 고양이는 세 마리다.
율이와 콩이는 태어나자마자 키운 고양이고, 작년에 오디를 데려왔다.
오디를 합사시키는 과정은 작년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프로에 방영된 적이 있다.
고양이들의 이름은 전부 곡식이거나 열매이름을 붙였다.
딸이 키우는 고양이는 두 마리다.
모비를 먼저 데려다 키웠고 작년에 푸짐이를 데려왔다.
모비는 모비딕에서 따 왔는데 이름만큼이나 크다.
성은 김을 붙여서 김모비.
그런데 나중에 들어온 푸짐이는 더 크다. 그래서 푸짐이.
성은 왕을 붙여서 왕푸짐.
#2
얼마전 산책을 가다가 길고양이 4~5마리가 먹이를 먹고 있는 걸 보게 되었다.
기웃거리며 보고 있는데 저만치서
"그냥~ 가던 길 가세요~" 하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길고양이를 먹이를 주며 돌보는 여자가 고양이를 보고 서 있었던 것이다.
바빴다면 그냥 내가 가던 길을 갔을텐데, 산책 나온 참인데다가
고양이를 해코지 하려던 사람이 아니었음을 해명(?)이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다가가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먹이를 먹고나서는 쪼르르 여자에게 다가갔다.
여자가 번쩍 안아서 고양이를 쓰다듬어주자 기분이 좋은지 가르릉 거렸다.
여자는 매일 두 번씩 나와서 고양이를 돌본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먹이를 먹는 고양이들의 각기 다른 성향과 자라온 사정까지 다 알고 있는 것이었다.
같이 나온 옆에 있는 사람은 개를 키우다가 얼마전 세상을 떠나보냈다고 하였다.
상심하여 두문불출하다시피 지내다가 옆에 있는 친구가 "그러다가 너 큰일 나겠다."며 강제로 끌고나와 이렇게 함께 다니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렇게 친구 덕분에 고양이를 돌보면서 차츰 상처난 마음을 치유해가는 중이라고 하였다.
요즘같은 코로나 상황에서는 개나 고양이를 키우면서 사람들이 받는 감정적 위로는 더 클 것 같았다.
한참을 서서 고양이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후에서야 내가 가던 길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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