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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블루 크리스마스

어릴땐 성탄이나 연말엔

괜히 좀이 쑤셔서 종로든, 명동이든 하릴없이 쏘다녔었다.

거리엔 가수들이 부르는 캐롤송만으로는 성에 차지않는 나머지

개그맨들까지 나서서 개사한 별의별 희한한 캐롤들이 거리마다 울려퍼지고

인파 속 사람들의 얼굴 표정에도 여유와 낭만이 흘러넘쳤다.

 

하지만

지금은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모두들....가라앉아 있다.

이따금 크리스마스 트리는 눈에 띄어도 거리엔 캐롤은 전혀 들려오지 않는다.

 

예전엔 블루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모두 흥겨운 성탄에 홀로 외롭고 우울한 사람에게 한정된 것이었다면

지금은 온 국민, 온 세계가 블루 크리스마스가 되었다.

노랫말 그대로 고요하고 거룩한 밤이 된 것이다.

 

 

 

 

 

 

그래도 성탄절은 성탄절이다.......

 

얼마전 산책중 하늘에서 나풀나풀 뭔가가 내려오고 있었다.

성탄을 앞둔 누군가의 객기 어린 이벤트인가? 아니면 무슨 불온 삐라인가?

떨어진 종이를 주워보니, 이도저도 아닌, 폐지를 싣고가던 차에서 날렸나 보다.

하늘 높이 흩날린 종이들은 북서풍을 타고 반짝거리며 남동쪽으로 멀리 멀리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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