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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탄원서

퇴임을 하루 앞둔 날 전화를 받았다.

오래전 부형이 울면서 전화를 한 것이다.

 

세월이 꽤 지났는데 무슨 일일까?

아이에게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면서 탄원서 작성을 부탁한다는 것이었다.

오죽하면 6~7년전 담임에게 전화를 했을까 싶었다.

아마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잠이 오지 않았다.

 

기억을 더듬어 탄원서를 작성해서 신분증 사본과 함께 보냈다.

시간이 지나고.....잘 해결되었다는 반가운 연락이 왔다.

 

그리고 이번엔 후배의 탄원서를 쓰게 되었다.

자필로 쓰면 좀 더 나을 것이라는 말을 들어 직접 손글씨로 썼다.

하필 김장할 때 무채를 썰다가 엄지손가락을 다쳐서 밴드를 붙인 상태여서 여간 거북한게 아니었다.

 

그동안 손글씨는 사인하느라 내 이름 정도 쓰는 게 전부일 만큼 쓸일이 없었던데다

손까지 다쳐서 글은 생각만큼 잘 써지지 않았고 글씨체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동안 맘 고생이 심했을 당사자를 생각하니 정말 안타까운 심정이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 부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천변에 새로 심은 나무...... 올겨울을 잘 견뎌서 내년 봄에 새싹이 나도록, 하늘에 탄원을 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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