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둘이 있을때 거실에 에어컨을 틀면 나는 방으로 들어간다.
오래간만에 온 딸내미가 집안으로 들어오더니 에어컨부터 켠다.
난 슬그머니 긴 바지 긴팔 옷부터 챙겨 입었다.
에어컨 바람이 싫어서.....
요새는 어디를 가나 에어컨 바람을 맞지 않을 재간이 없다.
지하철을 타도 에어컨, 식당이나 카페에 가도 에어컨.....이다.
난 누굴 만날 약속이 있어서 외출하려면 긴 겉 옷부터 챙겨 들고 나간다.
일부런 지하철 약냉방칸을 골라 타지는 않지만, 우연히 약냉방칸에 타게되면 기분이 좋다.
실내엔 에어컨 바람이 잘 부는 곳이 상석이 되는 시기이고,
가끔 카페에선 종업원에게 "에어컨 좀 세게 틀어주세요~~"하는 주문을 듣기도 한다.
그럼 난 속으로 '한여름엔 조금은 덥다고 느끼는게 정상 아닌가?'하지만 밖으로 내뱉지는 않는다.
내 차를 타고 가더라도 내쪽은 25도 조수석은 22도로 맞춰놓고 에어컨을 튼다.
혼자 타고 갈 땐 틀지 않을 때도 많다.
"내 주변에도 아빠같은 애 있어서 슬그머니 에어컨을 끄곤 하더라구~~ㅠ"
어제밤 열대야라고 뉴스에 나올땐, 난
"어제 더웠어?" 하고 되묻곤 한다.
홈런을 치고 난 뒤 다이아몬드를 돌고 들어온 선수가
에어컨 바람을 직빵으로 맞을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는 야구 해설자의 멘트에 난 갸우뚱하는 사람이다.
나에게는 고문일테니 말이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찜통 더위가 있을거라는 예보다.
나도 물론 더울땐 시원한 바람이 당연히 좋기는 하지만 잠깐 뿐이다.
음식 까다로움과 더불어, 난 참 여러모로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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