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미술과 인문학을 접목한 재미있고 든든한 책이다.
이 책은 미술을 통해서 철학, 심리학 문학 과학 신학 역사학 민속학 대중문화를 찾아간다.
미술이 이러한 인문학으로 들어가는 열쇠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다.
10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는데 관심있는 어느 부분만 읽어도 될 것 같이 독립된 CHAPTER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의 그림이 나올 수밖에 없는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나 그 작품이 품고 있는 내용,
우리의 삶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미술적 지식을 한 뼘쯤 넓힐 수 있는 책이다.
내용도 단단하지만 필요없이 과도하게 어려운 용어로 말하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선택 해서 읽는 중에 흐믓했다.
<미술의 생각 인문의 마음 / 전준엽 / 중앙위즈>
- 고려 불화는 세련된 아름다움 때문에 세계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19세기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회화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오히려 클림트가 고려불화의 장식성을 따라 했다는 생각이들 정도다.
'유려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선묘, 단아한 형태, 화려한 색채의 사용, 다양한 문양이 빚어내는 장식성, 정밀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실적인 묘사'
고려 불화를 설명할때면 언제나 따라붙는 말이다.
특히 투명한 천으로 만든 옷을 여러 벌 겹쳐 입은 효과의 표현은 가히 압권이다.
-고려 불화중에서도 섬세한 아름다움이 가장 두드러지는 주제는 '수월관음'이다.
달밤에 관음보살이 물가 바위에 앉아 선재동자에게 설법하는 장면을 담았다.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난 박수근의 학력은 보통학교 졸업이 전부다.
정규미술학교 교육을 받지 못한 그가 자신의 삶에서 화가의 씨앗을 심은 것은 열 두살대 책에서 본 밀레의 <만종>으로 비롯됐다.
- 박수근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에서 태어나 원하는 만큼의 미술교육을 받았다면,
그리고 풍족하게 쓸 수 있었다면 박수근의 회화가 나왔을까. 모를 일이다.
붓털이 닳고 닳아 그릴 수 없을 정도로 딱딱해진 붓으로 개발한 자신만의 방식이 한국의 고졸한 미감과 맞아떨어지게 됐다.
- 미술계에 학년, 지연이 전혀 없어 변두리 화가로 머물렀던 박수근,
더 큰 이유는 서구의 추상표현주의를 추종하던 당시 화단에서 박수근의 화풍을 너무나 촌스럽고 생소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생소한 그림이 외국인들 눈에는 새로운 그림으로 보였다.
미술시장 기능이 거의 없었던 1950년임에도 박수근의 그림은 팔렸으니까. 눈 밝은 외국인들에게.
-선비들이 자연에서 추출한 정신성을 '느림의 미학'으로 갈고 닦았다면, 서민들은 자유로운 정서를 바탕으로 '빠름의 미학을 만들어냈다.
생활과 맞물려 나왔기에 그만큼 생동감이 짙다. 그게 21세기 새로운 특질로 주목받는 '다이너미즘'이다.
이를 전통문화 속에서는 '신명'이라고 칭하는데, 한국인의 역동적인 기질을 보여주는 아름다움의 하나이다.
느림의 미학과는 정 반대편에 있는 이런 아름다움이 어떻게 우리 정서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되었을까.
이 역시 전조가 우리의 자연에서 찾아낸 긍정적인 네어지이다.
땅덩이는 그리 크지 않지만 우리는 버라이어티한 조건을 갖고 있다. 기후도 극에서 극을 보여준다.
열대 못지않은 습하고 더운 기운과 사막의 건조함을 닯은 따가운 가뭄이 연출하는 긴 여름이 있는가하면,
북극의 찬기운과 시베리아의 매서운 바람이 휩쓰는 혹독한 추위의 겨울도 있다.
극한의 자연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살아온 우리 민족은 감정의 기복이 그만큼 심하다.
그런 탓에 예술적 감성이 발달했다. 이런 정서가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을 재빠르게 수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왔다.
압축된 경제 성장을 가능케 한 역동적 생활 에너지로 발산된 것은 긍정적인 면이고, 조급증, 냄비근성과 같은 부정적 측면도 낳았다.
- 사물놀이는 한국인의 역동적 기질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것이다.
-민화는 강한 표현력과 과장된 형태, 화려한 색채로 서민의 정서를 드러낸 그림이다.
서양회화의 표현주의와도 같은 그림이다.
- 인문학적 사고는 단순한 지식을 얻기 위함이 아니다.
지식을 바탕으로 지혜를 구하는 방법이다. 자신이 주인공인 삶을 꾸리는 데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적 사고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내 주변의 일과 일상생활에 물음표를 붙이는 것이다. ‘왜?’라고.
그래야 관심이 생기고, 관심을 해결하고자 생겨난 의문의 실체에 다가서는 노력이 따른다.
이렇게 얻는 지식은 고스란히 자신의 것이 되며, 이런 지식이 쌓여 숙성되면 그것이 지혜다.
- 비트겐 슈타인 1889~1951
오스트리아 빈 예술계의 대표적 후원자로 알려진 철강 재벌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평생 철학 연구에 몰두한 인물이다.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꼽힐 정도로 명성을 누렸지만 현실적 부와 명예에 관심이 없었던, 순수한 철학자로 존경받는다.
버트란트 러셀의 영향을 받았고, 철학뿐만 아니라 수학,공학, 건축, 음악에서도 재능을 보였다.
30대에 이미 완성된 철학 세계를 평가받아 천재 철학자로 통한다.
케임브리지 교수직을 버리고 초등학교 교사, 수도원 정원사로 지냈으며 검소하고 소박한 삶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 삶은 해답이 없는 문제 풀이다.
- 바로크 화가 미켈란젤로 메리시 카라바조도 예수의 부활 에피소드에 많은 매력을 느꼈다.
그는 성서의 모티브를 사실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파격적인 작품을 많이 남겼다.
따라서 카라바조의 성서 주제 작품은 주관적 해석을 바탕으로 한 현실적 상황 연출 때문에 상당히 불경스런 작품으로 종종 시비에 휘말리곤 했다.
- 예수에게 후손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많은 예술가에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주제였다.
그뿐만 아니라 성서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도 다양한 시각의 물꼬를 터주는 정보의 창고역할을 했다.
이런 호기심을 더욱 부추기는 놀라운 자료가 최근 발견되어 화제가 됐다.
2012년 9월 <뉴욕타임즈>는 ‘예수에게 아내가 있었다.’라는 자극적인 기사를 실었다.
하버드대 신학자 캐런킹 교수가 4세기에 만들어졌다고 추정되는 파피루스 문서 파편을 해독한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예수의 아내서’라고 이름붙인 콥트어(고대 이집트어)로 된 이 문서는 예수가 제자들과 문답식으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킹교수의 해석에 따르면 예수가 마리아를 ‘내 아내’라고 밝혔다고 했다.
-작품은 보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아니면 물체는 그냥 물체일 뿐인데, 사람들이 자신의 입장에서만 해석하는 심리를 보여주려는 것이 작가의 진짜 의도였는지도 모른다.
이런 걸 두고 ‘라쇼몬 효과’라고 한다. 한 가지 물체나 같은 사안에서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기억하려는 심리를 뜻한다.
일본의 국민 감독 구로자와 아키라가 만든 영화 <라쇼몬>으로 인해 생겨난 말이다.
산속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연루된 네 사람이 각기 다른 진술을 하면서 사건의 실체가 미궁속으로 빠진다는 이야기다.
모두 자기가 본 것만을 진실이라고 믿는다. 패전 후 일본의 불확실한 미래와 부조리한 세태를 비판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 나를 만든 것은 메디치였고, 나를 파멸시킨 것도 메디치였다. <다빈치>
-뛰어난 시대감각을 지녔던 렘브란트는 초상화로 당대 최고 인기 작가였다.
그의 초상화는 비싸기로도 유명했다. 네덜란드 중산층은 렘브란트에게 초상화를 받는 것을 부의 척도로 여겼다.
- 과학이 세상을 지배하면서 인간은 자연의 공포에서 비로소 벗어날 수 있었다.
신을 대체한 과학이 새로운 믿음으로 떠올랐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과학이 지배하고 있다.
- 상식의 세계는 안전한 만큼 지루하다. 언제나 예측 가능한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세상에는 과학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세계가 있다.
과학 밖의 세상은 늘 신기하다. 그런 만큼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세계를 그리워하며 꿈꾼다.
이러한 꿈을 상상으로 풀어낸 작가가 르네 마그리트이다.
- 르네 마그리트는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해 일상세계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가 소재로 삼는 대상은 익숙한 일상세계 속에 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그의 그림들은 낯설지가 않다.
오히려 신비로움을 준다. 일상세계를 조금 다르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유리컵을 우산 위에 올려놓는다거나 사람들을 구름 위에 태연하게 세워놓는 등
사물을 엉뚱한 곳에 갖다 놓음으로써 친숙했던 현실이 낯선 세계로 바뀐다.
일상의 친숙한 이미지를 다르게 보이게끔 함으로써 세상을 색다르게 보는 방식을 제시했다.
-키리코의 그림은 의미심장한 철학책을 펼쳐든 느낌이 드는 그림이다.
생각이 생기고 자라나는 머릿속을 상상력으로 그려낸 것이다. 이런 그림의 사조를 '형이상학파'라고 한다.
키리코의 회화는 초현실주의의 바탕이 되었고, 살바도르 달리와 르네 마그리트 같은 화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 정상적인 생각이나 또렷한 기억은 의식세계에 있는 것들이다.
떠오르고 인식되는 생각이나 기억 외에도 우리들은 무수히 많은 생각,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것을 무의식 잠재의식이라고 한다. 그런 세계를 효과적으로 그려내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준 화가가 에른스트다.
그의 작품중 하나는 공상과학 영화 감독들이 참고하기도 했다.
에른스트는 미국으로 건너가 현대미술 수집가 페기 구겐하임과 결혼했으며 그녀의 후원 덕분에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었다.
- 자동기술법
초현실주의 미술과 문학의 중요한 표현 기법, 무의식세계에서 솟아나오는 이미지를 기록하는 방법이다.
문학의 경우 정신병 환자의 독백이나 최면 상태의 중얼거림 같은 것을 기록하는 방법으로 나타났다.
미술에서는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그린 그림을 말하지만, 객관적으로 이해하기에는 설득력이 약하다.
자동기술법을 효과적으로 보여준 것은 초현실주의 화가 에른스트가 회화에 본격 도임하면서, 우연의 효과를 이용한 표현 기법들이다.
프로타주, 그라타주, 데칼코마니, 콜라주 같은 기법을 말한다.
- 역설이 지배하는 시대다.
자본주의로 세계 최강대국이 된 미국은 공산주의자들의 정치 기술인 포퓰리즘이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가졌다.
물질문명도 그렇다. 인류를 풍요하게 했지만 그만큼의 대접을 받지는 못한다.
굳이 환경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물질문명을 비판한다.
특히 지식층에는 필수 항목처럼 되었다. 물질문명 덕에 안락하고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으면서.
물질문명을 자양분 삼아 금세기 막강한 세력을 갖게 된 팝아트는 이런 모순을 가장 또렷하게 보여준다.
팝아트는 미국을 대표하는 예술로 물질문명의 혜택을 톡톡히 받았다.
그런데 팝아트로 성공한 작가는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그리고 이것의 성공 모델인 미국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작품으로 부와 명예를 얻었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1970년대 반체제 운동으오 옥고까지 치른 선배가 있었다.
결국 대학을 마치지 못했다. 20년 세월을 훌쩍 지나 만났는데, 견실한 중견 출판사를 경영하는 성공한 사업가가 돼 있었다.
성공한 비결을 물으니 서슴없이 '박정희'라는 것이었다. 그는 박정희 때문에 젊은 시절 꿈을 접었던 사람이다.
그런데 '박정희 전기'를 많이 팔면서 사업 기반을 마련햇고, 그렇게 번 돈으로 이제 어엿한 출판인이 되었다.
- 에릭 피슬이란 작가는 포스트 모더니즘 회화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하는 작가 중 하나다.
후기 산업사회를 대표하는 인간 모습인 미국 중산층의 개인적 취향을 담아낸 사실주의 회화로 유명해졌다.
특히 개인의 성적 욕구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사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욕망의 본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누구나 보고 싶어하는 장면을 너무 솔직하게 그렸기 때문에 사람들은 당혹해했으며, 그런 마음을 들킨 미술계에서는 악평을 쏟아냈다.
오히려 그 덕에 스타 작가로 떠올랐다. 연예계에서 흔히 쓰는 스캔들 마켓팅 같은 결과가 된 셈이다.
- 예술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위안만이 아니다.
지식을 얻기도 하고, 종교적 신앙심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는 아이디어의 촉매제로서 예술을 응용하는가 하면,
집안을 꾸미고자 예술의 고품격 감각을 빌리기도 한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경험도 예술을 통하면 수월하다.
때로는 자극을 얻기도 한다. 현대 미술일수록 자극의 강도가 강하다.
다양한 시각 매체 홍수 속에 사는 현대인들의 감각이 그만큼 무뎌졌기 때문이다.
이를 수용하려고 개발된 미술 언어가 '충격의 미학'이다. 끔찍하고 잔인하며 심지어 엽기적일 정도으 그림을 말한다.
그런 흐름 속에서 읽히는 작가 중 하나가 레온 골럽이다. 그가 자극의 언어로 사용하는 것은 폭력이다. 그래서 그의 그림 역시 보기에 편치는 않다.
- 미국의 비판적 사실주의를 대변하는 레온 골럽은 폭력이 가진 더럽고 끔찍한 얼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로 유명한 작가다.
특히 정치와 결탁한 폭력을 직설적으로 그려내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 폭력을 직업으로 삼는 집단 중에 부정한 정치 권력으로부터 합법적 활동을 보장받는 것이 용병이다.
골럽은 용병의 활약상(?)을 추적해서 그들의 잔인한 모습을 담아냈다.
1980년대 초반 제작한 <용병 시리즈>는 그의 정치적 견해와 비판 의식을 담아는데 아주 적절한 주제였다.
- 거꾸로 그린 그림처럼 화가는 불편한 그림을 왜 그렸을까.
보는 방법에 대한 반란을 노린 것이다. 사람들은 중력의 법칙에 익숙해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순서로 사물을 본다.
그래야만 심리적으로 안정되며 편안함을 느낀다.
거의 본능에 가까운 편안함이다. 이런한 심리에 대한 반전을 통해 익숙함에서 새로움을 찾아보려는 것이 작가의 의도다.
- 조소는 비우거나 채우려는 욕구에서 비롯됐다.
즉 쓸레없는 것을 버리려는욕구에서 나온 것이 조각이고, 텅 비어 있는 곳에다 무언가를 채우려는 욕구에서 소조가 시작됐다.
이런 욕구는 인간의 본능과 맞닿아 있다.
좀 더 쉽게 접근해 보자. 멋진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다가 스파게티 소스가 옷에 묻으면 대부분 사람은 닦으려고 한다.
또는 기분이 상해서 음식맛을 잃을 수도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필요없다고 여기는 곳에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없애버려야 마음이 안정된다. 이것을 심리학자들은 '배제본능'이라고 부른다.
조각은 이런 본능에서 나오는 예술이다. 그래서 조각가들은 커다란 바윗덩이를 보면서 작품 구상을 하고 이를 실현하는데 불필요한 부분을 떼어낸다.
반대로 새로 장만한 집으로 이사하면 가장 먼저 빈 방에 가구나 기타 물건을 배치할지 구상하게 된다.
비어 있는 곳에다 무언인가를 배치해야만 마음이 놓이기 때문이다. 이런걸 '구축본능'이라하며, 소조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이 본능의 가장 완벽한 형태로는 이집트 사막의 피라미드가 꼽힌다. 막막한 지평선을 가장 안정적으로 채워주는 구성이기 때문이다.
- 1년에 300여 일 맑은 날을 보장한다는 이탈리아에서 나온 벨칸토 창법은 찬란하게 빛나는 태양을 찬미하기에 적격이다.
세계적인 테너 가수 대부분이 이탈리아에서 배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독일인의 정서를 잘 드러낸 노래를 리트라고 한다. 깊은 사색의 울림을 담은 노래들이다.
이런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바리톤 음색이 어울린다. 그래서인지 세계적인 바리톤 가수중에는 독일인이 많다.
- '인상주의'라는 용어를 낳게 한 클로드 모네의 <해돋이- 인상> 뿌연 안개가 빚어내는 인상적인 풍경을 순식간에 그렸다.
형태의 윤곽이나 완성미가 없는 이런 방법의 그림이 지금은 익숙하지만 당시로서는 너무나 전이적인 기법이었다.
- 날씨는 국민성의 영향을 미친다. 프랑스 말이 물처럼 흐른다면 , 독일어는 툭툭 끊어진다.
절도 있는 언어를 쓰는 독일인은 이성적인 면이 강하다. 자연현상을 느끼기 보다는 '왜 그럴까'하고 따지려고 든다.
감정이 일어나도 뱉지 않고 마음 속에 쌓아둔다.느끼기 보다는 이해하려 한다. 눈에 보이는 세계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웃한 프랑스의 자연은 보이는 그대로가 은혜로운 대상인데 반해 독일은 척박하다.
- 변화무쌍한 날씨와 자연은 상상력의 보고다.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해리포터, 전부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이고 있는 영국 작가의 작품들이다.
- 우주룰 상상하면 그냥 어둠이다. 과학으로접근할 수 잇는 부분은 4.9%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 상식이 지배하는 세상은 과학의 덕분이다. 지난 세기 과학의 발전은 실로 눈부셨다. 그만큼 우리의 상식은 넓어졌다.
상식의 세계는 안전한 만큼 지루하다. 언제나 예측 가능한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세상에는 과학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세계가 있다.
과학 밖의 세계는 늘 신기하다. 그런만큼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세계를 그리워하면 꿈꾼다.
이러한 꿈을 상상으로 풀어낸 작가가 르네 마그리트다.
마그리트의 이러한 생각은 다양하고도 발칙한 상상력을 자양분으로 삼는 현대 대중문화에 영향을 주었다.
비틀즈를 이끌었던 폴 매카트니는 마그리트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에 매료돼 열렬 팬이 되었고, 자신들의 앨범 표지에 마그리트 작품 이미지를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중절모 쓴 신사 이미지는 공상과학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 이미지 모태로 알려져 있다.
- 키리코는 지적 호기심이 많은 작가였다. 철학책을 읽을 때 느끼는 감정과도 흡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림이었다.
명쾌하게 이해되지는 않지만 무언가 깊은 사유의 이미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생각의 세계를 그렸기 때문이다.
- 키리코의 회화는 초현실주의의 바탕이 되었고, 살바도르 달리와 르네 마그리트 같은 화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양에 등장한 새로운 회화방식으로 추상미술 운동인 앵포르멜.
정해진 형태가 없다는 뜻의 앨포르멜은 미국에서는 행동자체를 회화로 만든다는 의미의 액션 페인팅으로 나타났다.
- 유대인으로 독일에서 태어난 루시안 프로이트는 인간의 몸에 관심이 많은 작가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손자로도 유명한 그는 나치정권을 피해 영국으로 건너갔고 , 영국화가로 평생을 살았다.
그는 수술대 위의 환자를 수술하는 외과의사의 태도로 그림을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모델을 대하는 작가의 시선에는 감정이 없다. 그저 그려야 할 대상일 뿐이다.
그런 의미로 그린 누드인 만큼 이 그림<작은 나체초상>을 보고 성적인 감정을 느낀다면 작가를 모독하는 것이다.
- 루시안은 정신의 지배를 받는 육체가 아닌 독립적 물질로서 몸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 루시안 프로이트와 쌍벽을 이루는 프란시스 베이컨은 한 술 더 뜬다. 아예 '인간은 고기다'라고 직설적으로 뱉어내는 거 같다.
베이컨이 그리는 인체에서는 정육점 진열장에 놓인 해체된 살코기를 보는 끔찍함이 묻어난다.
사람들은 이런 그림을 보면서 불편해하지만 인간의 추악한 본성과 비이성적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우리가 엽기적인 살인마 뉴스에 관심을 두는 심리처럼.
그렇게 해서 확인된 것이 '충격의 미학'이다. 충격의 미학이 새롭고 진보적으로 보이는 세상이 과연 건강한 것일까.
인간을 몸으로만 보고 물질로 판단하는 그런 사회가 말이다.
- 예술가들은 선배나 동료 예술가의 작품을 모방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명분을 내세워 모방 행위를 공표하는 경우 예술 창작의 한 방식으로 통한다.
특히 걸작의 감흥을 창작 동기로 삼는 것은 합법적 예술 창작이다. 음악에서 변주곡이 그런 경우다.
선배 작곡가의 작품 주제를 따와 자신의 곡으로 변혀시키는 반식이다.
파블로 피카소도 벨라스케스, 들라크루아 등 선배 화가들의 작품에서 주제를 가져와 자신의 형식으로 소화해 걸작을 만들어냈다. 음악의 변주곡같이.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 카미유 코로의 대표작 <진주 장식을 한 여인>은 레오나르도의 <모나리자>와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세를 따온 것이다. 코로는 레오나르도의 위대한 걸작에 경의를 표한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그렸노라고 밝혔다.
-이브 클라인은 서양 현대 미술에 있어 가장 풍부한 아이디어를 가진 천재 작가였다.
<인체 측정학>시리즈로 이름 붙인 이 작품은 여성의 인체를 붓으로 사용한 기발한 작품이다.
CHAPTER 1- 예술가가 본 신의 얼굴
CHAPTER2- 미술, 인문의 마음을 열다.
CHAPTER3- 미술의 권력 이동
CHAPTER4- 당신 손에 정말로 소중한 것이 있습니다.
CHAPTER5- 상극의 어울림, 우리의 아름다움
CHAPTER6-불편한 그림
CHAPTER7-예술의 자궁
CHAPTER8-과학 너머에 있는 세상 이야기
CHAPTER9- 그림으로 다시 붇는다. 인간은 무엇인가?
CHAPTER10 - 웃기는 기법으로 작동되는 아이디어 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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