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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포루투칼 - 포루투 2일째

 포루투칼이라는 나라 이름도 포루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오늘 포루투 날씨 16~21도 분포 맑음이다.

포루투칼 포루투의 날씨는 서울에 비해 한달 가량 늦은 것 같다. 늦다기보다는 가을이 길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내리는 비도 쓸쓸한 가을비라기 보다는 봄비 같아 잠시잠깐은 맞아도 모자만 뒤집어 쓰면 그리 부담스럽지가 않았다.

 

포루투에서 머무는 일주일 내내 오늘 하루만 제외하고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그러니 비 안 온다는 오늘은 많이 돌아다녀야지 생각하고 나왔는데 오늘도 비가 온다.

동 루이스 다리쪽으로 올라갔다. 워낙 높다보니 보이는 전망이 어느 전망대에 오른 것 같았다.

무섭다고 해서 혼자 건넜다 돌아오려니 바람도 세게 불고 열차가 지나갈땐 다리가 떨리는 느낌도 들어 오금이 저렸다.

난간도 그리 높지가 않아서 다가가기에도 겁이 났다.

 

인근에 있는 포루투 대성당에 갔더니 트럼펫 부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 날씨를 배경으로 잘 어울리는 소리였다. 우리가 성당 주변을 돌고 내려 갈 때까지 이어졌다.

구성진 소리에서 흥겨운 소리로 바뀌니 우리도 덩달아 흥겨워졌다.

멀리서도 들리는 소리가 영화의 배경 음악처럼 여겨졌다.

그만큼 우리가 보는 풍경과 날씨와 우리의 기분과 잘 어울렸다. 배경 음악의 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포루투에서도 계속된 일과로 카페에 들어갔는데 세 분의 할머니가 일하시는 카페였다.

에스프레소와 에그타르트를 시켜서 먹으며 첫 포루투에서의 커피와 빵의 맛 심사를 하였다.

할머니들께는 죄송하지만 가장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맛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과일을 사고 들어와 우산을 챙겨들고 다시 나왔다.

상 벤투 역에도 기차에서 내린 사람, 타려는 사람, 우리처럼 구경하는 사람으로 인산인해다.

우리 내일 또 오자 하고 나왔다. 렐루 서점에도 입장료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길게 줄이 늘어져 있었다.

책을 파는 서점이라기 보다는 관광 명소로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도 볼겸 시장 구경을 하러갔다.

바삭한 빵 위에 이것저것 올려놓은 시식 코너가 있어 먹어보니 하나는 생선 꽁치구이 맛이고, 다른 하나는 생선 알인 것 같았다.

먹을 만해서 생선알 통조림과 올리브 절임을 샀다.

3.2유로에 야채도 사고, 생선 가게에서는 커다란 문어 다리 2개를 16유로에 샀다.

물비누보다 고체 비누를 좋아하는 우리는 고체 비누도 하나 사고, 식용유와 후추도 샀다.

어제 해 먹으려다 못 해먹은 달걀 프라이도 해 먹을 수 있게 된것이다.

상가엔 10월인데 불구하고 벌써 성탄절 분위기로 된 곳도 눈에 뜨인다.

우산도 하나만 가지고 나왔는데 빗줄기가 굵어졌다.

장을 보았으니 이제 돌아다니지 말고 들어가라고 이르는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 쉬다가 비가 그쳐서 도우로 강가로 밤 산책을 나왔다.

강가에 선착장 부근에는 물고기 떼가 우글거렸다. 말 그대로 물 반 고기 반이었다.

도우로 강변의 히베리아 광장에는 비가 그친 밤을 즐기려고 꽤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까마득히 높은 동 루이스 1세 다리 위로는 불을 켠 열차가 서서히 지나가고 있었다.

 

우린 달팽이처럼 천천히 걸었다.

그렇게 100세 노인처럼 걷다보니 거짓말처럼 골목길에 노인정이 나타났다.

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나오시더니 어둑신한 골목에서 포옹하고 입맞춤을 하더니 손을 흔들어 아쉬운 작별을 하고 서로 갈 길을 갔다.

아마도 서로서로 솔로인 외로운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니었을까?

 

돌아와서 삶은 고구마를 나 혼자 다 먹었다.

아니? 밥 먹은지 얼마나 된다고 그걸 다 먹었어?

요즘은 걸신들린 사람처럼 뱃속으로 넣기만 하면 잘도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