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주조연급의 인물이 급작스럽게 죽을 땐,
어안이벙벙, 충격을 받곤 한다.
그중에서 내가 본 것중 가장 충격이었던 것 두가지는
왕좌의 게임 에서 숀빈이 연기한 '스타크'의 죽음이다.
거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인물이 그것도 억울하기 그지 없이 죽어버리니, 정말 황망했다.
그 다음으로는 하우스오브 카드에서 여기자 조이 반스 역할의 케이트 마라와 레이첼의 죽음이었다.
죽음이 그냥 막장 드라마처럼 사고사라면 그래도 충격이 덜 할텐데,
살해하는 인물들이 악하기 이를데 없는 악역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 분노는 아주 컸다.
시나리오 작가가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분노케 하려는 의도였다면 쾌재를 불렀겠지만
작가까지 원망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어떤 사람이길래 아무리 드라마상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죽일 수 있을지.
잠시 작가가 소시오패스는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가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우리 주변 가까운 이들도 죽게 마련이고,
그깟 드라마 상에서 주인공이 죽는다고 한들
그게 뭐 그리 충격이라고......하는 생각도 하지만
시청하는 중에 충격은 꽤나 큰 것이었다.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언더우는 부통령에 내정된 신분일 때 자신의 뒤를 캐는 기자인 조이 반스를 죽인 후
아무렇지도 않게 시청자들을 향해 눈을 똑바로 뜨고 이렇게 말한다.
<먹이 사슬의 정상에 서려는 우리같은 자에게는 자비는 필요없지요.
한 가지 규칙만 있지요. 사냥을 하든지, 사냥을 당하든지>
그는 결국 대통령까지 되어 먹이 사슬의 정상에 오르게 된다.
자기 아버지 묘비에 오줌을 갈기고, 예수님상에 침을 뱉는 인륜을 저버린 듯한 행동도 서슴없는 인간이 말이다.
정치가들이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그도 아니,면 감정이 너덜너덜 해진 사람이거나 그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노무현이나 노회찬, 정두언 같은 사람은 정치를 하기에는 너무 감성적인 사람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교사로 아이들에게 40여년간 착하게 살아야 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고 교과서대로 가르쳐 온
나의 직업병적 고정관념이 드라마에서 조차 권선징악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 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실은 꼭, 권선징악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많던가?
더구나 그 권선징악의 잣대의 기준이란 것도 내 주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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