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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점심

  요즘에 아침은 요구르트와 떡이나 빵, 커피로 끝이다.

전에는 아침은 밥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었다.

그리고 조금 이른 점심은 내가 해결하는 편이다.

먹는 것과 요리 하는 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던 나에게 있어선 괄목할 변화이다.

 

그리고 그 일이 즐겁기 까지 하다.

점심 때가 되어 시장기를 느끼면 나는 화단으로 나간다.

먹을 수 있는 푸성귀들을 뜯어오는 것이다. 내가 먹을 만큼만,

 

요즘에 뜯어 먹을 수 있는 것들로는 머우, 가시오가피, 취나물, 돈나물, 돌미나리 등을 뜯을 수 있다.

데치면 양이 줄어서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뜯어야 한다.

그리곤 들어와서 물에 씻고 나서는 계란 후라이를 하는 동안 뜨거운 물을 부어 둔다.

계란 후라이가 다 되면 밥을 담고

그 위에 뜨거운 물 속에서 적당히 데쳐 진 것들을 꺼내 가위로 쫑쫑 썰어 올려놓는다.

그 다음에 고추장, 그리고 참기름을 약간 넣고 깨를 솔솔 뿌린다.

냉장고를 열어 혹시 더 넣을 것들을 찾아 어울리는 것이 있으면 한두 가지 꺼내서 첨가한다.

마지막으로 그 위에 계란 후라이를 올린다.

 

수저를 큰 수저와 작은 수저를 두 개 꺼내 들고 선 자세에서 두 손으로 비빈다.

쓱쓱~~ 비빔밥집에서 비빔밥을 먹을 땐 별로 비벼 먹지를 않는데

아마도 서서 두 개의 수저를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점심을 스스로 해결하면서 조금씩 요리(?)에 취미도 생기고 실력이 늘어날 것도 같다.

 

어제는 함께 있다가 내가 점심 챙기는 걸 보더니, “혼자 먹냐?” 하고 핀잔을 준다.

나처럼 먹겠다면 해주마고 해 주고는 어때? 맛있지? 하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이렇게 먹다간 영양실조 걸리지, 안 먹고 말지....험담을 늘어놓는다.

 

오늘은 꼬막 비빔밥이다.

 

 

< 오늘은 달걀 후라이 대신 삶은 달걀과 누이가 준 꼬막까지 들어가 꼬막 비빔밥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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