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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이탈리아 - 베네치아 첫날

베네치아 마르코 폴로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서

다시 배로 갈아타고 숙소로 향하였다. 공항버스 8유로

배를 일주일 동안 언제고 탈 수 있는 7일권을 샀다. (그냥 한번 타는데 7유로 베니치아 교통패스 7일권 1인당 60유로)

베네치아는 바퀴달린 것이라곤 계단을 오르내리기 편하게 만든 수레외에는 만나기 힘들다.

이곳에서는 배가 곧 마을 버스이고 물길이 곧 찻길인 것이다.

 

배에서 일하는 승무원을 유심히 본다.

오로지 배가 도착하면 밧줄로 고정을 시켜 묶고 배의 문을 열고 사람들이 내리고 타면 문을 닫고

밧줄을 다시 배로 옮겨 묶는 단순 반복으로 익숙해진 그의 동작이 멋지게 보인다.

어쩌다가 아는 승객을 만나면 몇 마디 주고 받는 일이 전부인 단조로운 그의 일상.

 

나는 일상을 벗어나 다른 사람의 일상을 관찰하면서

자신의 일상을 벗어난 누군가가 내 일상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그의 단순한 일상에 경이로운 눈으로 보듯 그들도 내 일상을 그렇게 볼까?

 

삶이란 그런 것이겠지?

벗어나고 싶은 내 삶도 다른 사람의 눈엔 또 달리보이기도 할 것이다.

 

배에서 내려서 5분 정도 기다리자 숙소 주인이 캐리어를 각각 가지고 서 있는

한국인 우리 내외를 알아보고는 40대 초반 금발의 여자가 다가와 악수를 청한다.

그를 따라 그리 멀지 않은 숙소로 갔다.

  

짐을 풀고는 돌아다니다가 맛집으로 유명하다는 곳에서 리조또를 먹었다. 

유명 맛집이라고 찾아들어가서 먹은 리조또는 오징어 먹물죽 같았다.

오징어가 조금 들어있고 뜸을 안들인 밥을 먹는듯 밥 알은 입안에서 까끌거렸다.

내 몫의 반 정도를 의무감에 겨우 먹었을 뿐이다.

떠나오기 전 딸아이가 마셔보라는 주황색 음료도 그냥 맹물을 먹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리 유명 맛집이라도 내 입맛에 맞지  않으면 그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쉰다고 누워있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

자다가 어제 모기에 물린 곳들이 땀이 나자 더 가려웠다.

여행 떠나오면 화단에 물조차 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모기에 10 여 군데 물려가면서까지 물을 주다 물린 것이다.

 

도저히 그냥 잘 수가 없어 비몽사몽간에도 욕실로 가서 씻었다.

잠이 덜깬 탓에 비실비실 유리문에 부딪힐 뻔했다.

그리고는 가려운 곳에 로숀을 바르고 다시 또 잠을 잤다.

가려워 긁은 자리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이번엔 왼쪽 옆구리가 결린다. 어제 버스를 탈 때

버스 아래 캐리어를 넣으면서 우리나라 공항 버스와 달리 각자의 짐 표시를 해주지 않아 찜찜했다.

이 찜찜함은 캐리어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자에겐 곧바로 불안감으로 바뀌는 것이다.

버스에서 내리니 짐은 버스가 흔들리는데로 움직여 전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짐을 찾으려고 다른 사람들의 짐들을 이리 저리 옮기면서 찾느라 불안함에 더 서두르고 힘을 주었다.

불안감은 쓰지 않던 근육을 순간적으로 더욱 무리하게 사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서 통증이 나타났고 파스를 붙이게 된 원인이 된 것이다.

 

첫날 기분이 어때?  음식도 그렇고, 몸은 가렵고....결리고....으음....그냥 그래...

별론가 보구나.

 

이제 시작이다.

여행하는 동안 어떤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도 만나게 될 것이고

그걸 극복하는 과정도 여행의 한 부분이라 생각 할만큼 맷집도 생겼지만

그런 안 좋은 상황은 맞딱뜨리지 말기를........

 

 

베네치아 교통패스 - 7일권 60유로*2 = 120유로

 

 캐리어는 항상 눈에 잘 뜨이는 곳에 있어야 불안하지가 않다.

 

 

 

 

 

 

 

 

 

 

 

리조또..........그리고 어디서나 쉽게 먹는 걸 볼 수 있었던 주황색 음료와 콜라.

 

 

베네치아 지도

짐을 싣고 계단을 오르내리기 편하게 만든 짐수레

 

 

 

배와 선착장.....서울의 버스 정류장과 버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