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짐을 싼다.
내가 간 길은?
수없이 많은 길 중에서 하나일 뿐이다.
내가 만일......
비행기 탑승 시간을 기다리다가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내가 만일 여행을 안 갔다면.....
뭘 했을까?
책을 더 많이 보았을지도, 자전거를 많이 탈 수도,
등산을 많이 했을지도, 친구들과 바둑을 많이 두었을 수도,
아들 내외 사는 곳에도 가서 며칠 묵었을 것이고, 딸이 하는 일에 간섭도 많이 했을 것이며,
여행비용으로는
화장실 타일을 교체했을지도 모르고,
15년 탄 차를 새로 바꿀 생각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또,
더 좋은 카메라를 샀을까?
더 좋은 자전거를 샀을까?
마이너스 통장을 정리했을런지도.....모르고
드론을 샀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이런 것들을 잃은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내가 선택하지 않은 수많은 길은 시간 역행 장치가 없으므로
길이 아닌 것이다.
나 개인의 시간은 두 줄기로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지나온 외길만 선명하게 길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
35년간 변함없던 몸무게가 2kg 빠져 돌아왔고.....
2017년의 여름은 그렇게 갔다.
언제나 그러하듯....계절은 참 쉽게 간다.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
사진과 더불어.....틈나는 대로 기록한 수첩은 내 형편없는 기억을 충분하게 메꿔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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