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공항을 향해 출발하는 공항버스 안에서는 노회찬 의원의 서거 뉴스를 보도하고 있었다.
그가 지키고자 하는 명예와 자존심은 얼마나 크길래 목숨과 바꾸었을까?
그걸 용기라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유일하게 함께 사진을 찍은 정치인이었다.
언젠가 어떤 행사장에서 동생이 찍어준 사진 속의 노회찬 얼굴은 내 얼굴의 두배 정도는 되어 보였다.
얼굴 크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의 삶도 그는 큰 바위 얼굴이었다.
그는 이승을 떠났고, 나는 한국을 떠난다.
죽은자는 죽었으되 산자는 꾸역꾸역 살아가기 마련이다.
노회찬의 죽음에 소설가 최인훈의 죽음 소식이 묻혀 버렸다.
삶이란... 끊임없이 과거를 묻어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묻혀지고 잊혀질 일상들.
그 일상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자 떠나는 오늘. 조금은 우울하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향하는 기내에서 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선 배우 문소리의 이런 대사가 나왔다.
"잘 돌아오기 위한 여행의 출발선에 서 있다고 생각하자~"
그렇다.
우린 잘 돌아오기 위한 여행의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이다.
반복되던 일상이 일정 기간 단절 될 것이다.
"아빠~~ 엄마 힘들게 하지 마시고 현지음식 사 드세요.이태리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데...."
"그러는 너도 이태리에서 엔초비 피자 남겼잖아."
"아빠~ 이태리 피자만해도 얼마나 종류가 많은데 그거 한 번 남긴걸 가지고 그러세요."
여행 떠날 때마다 하는 잔소리를 이번에도 들으며 떠나왔다.
멀리 떠나는 엄마, 아빠가 안심치 않은 아들은......
이거 이렇게 하면 절대로 밖에선 열쇠가 있어도 문을 열기 힘들거라면서 말발굽처럼 생긴 걸 사 가지고 왔다.
무게가 있었지만 캐리어에 넣었다.
이거 다 가져가면 너무 무거울 것 같은데....지난번 이탈리아 중남부 여행 갈 때 본 책 3권은 빼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은
<천명관의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인조이 이탈리아> <김훈의 라면을 끓이면서><정호승의 우리가 어느 별에서><아트 인문학 여행>5권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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