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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미투 운동 뒤에 따라온 일

아침에 일어나니

내가 자는 중에 있었던 일을 내게 알려준다.

 

어제 딸 아이가 12시 넘어 귀가 했는데 문을 열고 엄마를 보자마자 울더라는 것이다.

왜?

 

어제

딸 아이가 늦게 집으로 돌아오면서 버스를 탔는데

차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손님 중에

중년의 한 남자가 있었단다.

 

아빠 나이보다는 적어 보였어.

그 남자가 일어나더니 짧은 바지를 입은 젊은 여자에게

"이런 차림으로 다니니까 남자들의 성폭력을 유발하는거 아니야~~!!"

이런 소리를 시작으로 난리를 치더란다.

12시 넘은 밤인데다가 사람도 별로 없는 버스 안은 술취한 자가 만용을 부리기 좋은 환경이었을 것이다.

 

이 사람은 근자에 벌어지고 있는 미투 운동으로 촉발되어 일어나는 일들이 탐탁치 않았음은 물론이고

이런 변화를 받아들일 마음 자세도 되어 있지도 않은 사람이었나보다.

 

얼마전 딸 아이와 외식을 하는 중에도

옆 좌석의 50대 남성들은 미투 운동을 벌이는 여성들에 대해

입에 거품을 물고 성토를 하고 있었다.

딸아이의 표정을 보곤 신경쓰지 말라고 눈짓을 했었던 기억이 났다.

 

운전 기사는 공연히 사건에 휘말리기 싫다는 듯 미온적이었단다.

마침내 경찰이 출동하고 직접 당사자인 두 사람은 경찰서로 가게 되었는데

딸아이는 여성에게 다가가 혹시 증언이 필요하면 증언을 해 줄테니 연락 해 달라고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왔단다.

 

세상은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하게 마련이고

규칙이나 규범도 변하기 마련이다.

그와 맞물려 사람들의 사고도 변하고 있고 변화의 속도도 매우 빠르다.

 

주로 가부장적인 사고를 가진 남성들이 주도하던 세상도 이제

여성들과 그 주도권을 나누어 갖게 되었다.

 

매사에 주도적이고 적극적이었던 남자들에겐

이런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항하고 있는 장면을 종종 목격할 수 있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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