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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문어와 열대어

 

많이들었던 열대어와 문어에 대한 이야기.


열대어를 판매 공급하는 한 회사가 수송의 문제에 골머리를 앓았다.
열대어 수송용 수조에 아무리 좋은 환경을 만들어도 수송 도중 절반이 넘게 죽어 버리고,

살아 남은 놈들도 대부분 생기가 없는 것이었다.

심지어 바다의 파도와 같은 물흐름 효과, 자연스러운 모래와 암석을 흉내내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 이야기를 들은 생태 학자는 간단한 해결책을 주었다.


'수조에 사나운 문어 한마리를 넣어 두세요.'

'아니? 오히려 열대어를 잡아 먹는 문어를 넣으라니~~'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 한번 시도 해 보기로 했다. 그 결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장시간 수송 끝에 수조를 열어 보자, 대부분의 열대어가 살아서 쌩쌩하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생태 학자의 대답은 간단했

 너무 편하면 죽어요. 긴장 속에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어쩌면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상황은 늘  문어에게 쫓기는 열대어 같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 결과 지금의 역동적인 우리나라가 되었고, 놀라운 성장을 이룩한 건 아닐까?

지금은 우리나라가  더 많은 문어에게 쫓기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일들이

이렇게 하기도 저렇게 하기도 쉽지 않아 솔로몬의 지혜를 빌려와야 할 것만 같다.

문어에게 쫓기는 듯한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열대어들끼리 패를 나누어 비난하고 물어뜯는 걸 보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반대를 하더라도 납득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반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지혜를 모아도 모자라는 판에 

당파의 이익을 위해 자극적인 언행을 하는 정치인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없다.

그들은

단지 잊혀지는 것이 두려워서, 오로지 존재감만을 위해 하는 짓을 국민들이 모를거라고 생각할까?

그러자 옆에서 '저게 먹혀드는 사람들이 있다니까.' 하고 몰랐느냐는 듯이 한마디 한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다가도 선거에서 그런 사람이 당선되기도 하는 걸 보면 일부 먹혀들긴 하나보다.

 

학년말 방학도 끝나고 내일이면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 시업식이다.

이제 저만치서 나에게도 문어가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내일 아침부터 나를 깨우는 알람 소리는 쫓아오는 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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