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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일지

2018년 3월 하순

 오늘도 미세먼지 주의보가 있어 마스크를 쓰고 화단에 나왔다.

죽은 나무들을 정리하고 떨어진 낙엽들을 모으고 쓰레기들을 골라낸다.

화단을 정리하는 중에 가장 눈에 거슬리는 것들은,

누군가가 던져 놓은 플라스틱 쪼가리나 비닐봉지다.

이와같이 흙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은 것들을 가장 먼저 손으로 집어낸다.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것은 떨어진 소나무잎들을 거둬내는 일이다.

워낙 가늘어 이구석 저구석에 있는 것들을 쓸고 집어낸다.

그냥 두어도 크게 상관없을 듯도 보이는 이런 일에 시간 투자하는 것은

시간 투자 대비 비효율적인 일이라 여겨지기도 한다.

 

별 의미 없어보이고, 일 한 시간에 비해 변화도 없어보이는 일을

나는 하나하나 손으로 쓸어가면서 정성스럽게 정리를 한다.

그렇게 쭈구리고 일을 하다가 허리가 아파 올 때쯤 일어나 뻐근해진 허리를 주무르면서

그래도 조금은 나아져보이는 햇살 속의 손바닥 정원을 지긋이 보는 일은

 나에게 결코 헛되게 보낸 시간이 아니다. 무념무상의 그 시간들은.......

 

이따금 작년에 허물벗은 곤충들의 껍질도 보이고, 지렁이가 볼 일을 보고 간 흔적을 보기도 한다.

나뭇가지에 걸려서 그랬을지, 작은 새의 깃털도 떨어져있다.

 

나도 모르게 무언가를 밟은 느낌이 들면 아뿔사!!

발을 들어보면 내 발에 자극을 줄 정도로 힘차게 무언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 무엇을 심었었나? 일년 전을 더듬어 보지만 가끔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기억 속에 남아 있지 않은 걸 보면

일년....

참 길구나.

매년 되풀이 되는 손바닥 정원에서의 일.

 

아빠~~저희들 왔어요.

아들 며느리가 다니러 왔다.

봄 새싹 만큼이나 반가운 아들 며느리는

둘 다 새 봄에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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