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화창하여 자전거를 끌고 나왔다.
겨우내 타지 않던 자전거 바퀴는 바람을 넣어야 할 것 같다.
바람을 넣으러 간 자전거포엔 세발자전거를 수리하고 있고 곁엔 자전거의 주인인 어린 아이가 아빠의 손을 잡고 기다리고 있다.
공원에 아이들도 공놀이를 하고 있고, 한 쪽에선 교인들이 노래와 율동을 하면서 포교활동을 하고 있었다.
바햐흐로 봄인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그동안 돌보지 않던 화단을 둘러보았다.
2월에도 한두번은 화단에 나와 비쭉하게 솟아나오는 싹들을 대견스레 바라보곤 했었는데
이제 슬슬 싫증이 나는 건가?
3월 중순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나온 것이다.
사철나무를 심다가 발에 잔인하게 짓뭉개진 싹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게 뭐지? 여기다 작년에 내가 뭘 심은걸까?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예전에 보지 못하던 싹이다.
이자리에 뭐가 있었지? 생각해봐도 미나리와 땅두릎이 있던 자리인데,
미나리도 아니고 땅두릅도 아닌데 이게 뭘까?
아무튼 좀 더 지켜보는 수밖에...
초롱은 나온지 꽤 지난 듯하고, 튤립은 한 뼘가량이나 올라오도록 내다보지 않았던 것이다.
낙엽을 들추자 숨어 있던 수선화가 드러났다. 주변을 말끔하게 치워주었다. 이제 네가 주인공이다.
돈나물도 뜯어 먹어도 될 듯 하다.
목련도 이제 꽃봉오리를 열 준비를 하고
비비추도 아주 강한 힘으로 땅을 뚫고 나오고 있다.
장갑을 벗었다. 매번 장갑끼고 하라고 이렇게 장갑도 사다 주었지만 난 맨손으로 흙이며 낙엽이며, 잡초며, 흙들을 만지고 느끼는게 좋다.
트럭에서 풍로초를 파는데? 우리 사자.
지금 나온건 잘 못살지 않느냐고 해서 안 사려다가 또 다른 곳에서 풍로초를 만나 기어이 사고 말았다. 6000원에 두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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