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교시 수업이 끝나고
30분 정도 교실 정리를 하고 난 후에 학부모 상담을 2시간 30분이나 하였다.
끝나고 나니 긴장도 풀어지고 피곤이 몰려 온다.
이런 걸 대비해서 몸을 잘 추스리고 수시로 물도 마셔야 한다.
예정된 상담 시간도 2,30 분씩 넘기기 일쑤다.
하지만 상담 온 부형이 자기 아들 흉내를 똑같이 내는 통에 웃음이 번지는 순간도 있고
제가 우리 집안 식구들 모이면 말이 가장 많다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끊임없이
풀어놓아 내가 듣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또 한 아이의 경우는 글짓기를 할 때
우리 엄마 아빠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니
부탁하는 글을 배울 때도, 산신령님께 부탁하는 글을 쓰는 시간이 었었는데
그때도 '산신령님 우리 엄마, 아빠 싸우지 않게 해주세요~~'하고 썼다.
수업 시간이 시작되기만 하면 화장실을 가는 등 불안함을 보이기도 하였다.
상담 도중에 꺼낼까 말까 하다가
아이에게 있어 엄마 아빠의 다툼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니
아이 앞에선 가급적 큰 다툼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조심스럽게 하였다.
다행히 부형도 선배의 조언처럼 여기며 좋게 받아들였다.
상담 후 아이 엄마는 구십 도로 인사를 하고 갔다.
나도 허리 굽혀 인사를 했다. 오히려 내가 고마웠다.
평상시 같으면 그렇게 집중하여 수업에 임하지 않았던 아이가
요사이 수학 시간에 유난히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난다.
엄마와 상담을 하다보니 수학 선행 학습을 끊었단다.
오호라~~그랬구나.
내일은 칭찬을 해 주어야 겠다.
상담을 하고 나면
이런 저런 후회가 밀려 오기도 한다.
'내가 좀 더 부지런하고 세심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구나~~'하면서.....
그래서 나는 아직도 성장이 끝나지 않았고, 갈 길도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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