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돌아와서 콩국수를 먹었다.
음식을 주문하고 돈을 계산하는 게 너무 수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물 하나 남지 않은 빈 그릇이 반짝 거렸다.
그릇이 내 대신 "아주 잘~ 먹었습니다.~~"하고 말하고 있었다.
저녁으로는 해장국집에 가서 황태 해장국을 먹었다.
모든 그릇들이 설거지 한 것처럼 반짝거렸음은 물론이다.
식당의 TV에선 우리말 방송이 나왔다.
우리 말, 우리 글, 우리 글로 된 메뉴판.....
손님들의 두런두런 정겨운 우리 말소리.....
그리 길지 않은 결별의 시간인데도 이런데..... 하물며....
몇 년간,또는 수 십 년간의 결별은 사무치게 그리운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자주 가던 뒷산도 가 보고 싶어, 비가 오고 어둑어둑한데도 우산을 쓰고 산길을 걸었다.
가끔은 이렇게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을 통해 익숙한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그리운 것들이 가까이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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