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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독일 - 베를린 4 유대인 박물관

며칠 지나지 않은 프랑크푸르트에서의 모든 일이

마치 아주 오래 전 일처럼 여겨졌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일 년 전쯤의 일로.....

 

오늘은

유대인 박물관에 갔다.

건물의 외양도 독특하고 안의 구조와 전시물도 인상적이었다.

 

유대인의 역사와 의상, 그리고 책들은 그저 예상했던 대로였지만

아무것도 없는 콘크리이트 빈 방을 만들어 놓은 것은 인상적이었다.

천장에 아주 작은 불빛 하나만 매달아 놓은 방이었다.

어둠이 주는 공포, 폐쇄된 공간이 주는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짧은 시간임에도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그것이 타의에 의해 기약없는 시간 동안 들어가 있게 된다면

공포의 질은 상상하기 힘들 것 같았다.

 

또 하나, 기괴했던 것은 아마도 죽은 이들의 머리카락으로 만들어 놓았음직한 인형이었다.

얼굴이 없이 사방이 머리카락으로 되어 있었는데

끔찍하고 엽기적인 느낌이 들어서 다시 쳐다보고 싶지 않았다.

 

그곳을 지나자 수없이 많은 우울한 얼굴 모양의 둥근 철물이 있었다.

뒤에 처져 오는 집사람에게 그곳으로 안내하려고 데리고 오는 도중에

머리카락으로 만들어 놓은 인형을 보더니 자지러지듯 한다.

 

빨리 와 봐~ 여기 신기한 거 있어~ 우리도 들어가서 밟아보자~

우울한 철제 얼굴 모양을 밟고 지나가다보면 소리가 사방으로 벽에 부딪혀서 자극적인 소리가 났다.

그 당시의 유대인들의 고통을 소리로 느껴보라고 하는 듯했다.

 

나는 어떻게 박물관에 이런 전시를 할 생각을 했을까?

그러다가 철그락, 철그락 거리는 소리에 놀이터에서 새로운 놀이기구를 만난 유치원 아이처럼 신기해 했다.

그러다가 여긴 엄숙해야 하는데....하면서 다른 사람 볼세라 애써 엄숙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내가 빨리 그곳을 나오려고 하지 않자 미리 나가 있던 집사람은 빨리 가자고 하면서 짜증을 냈다.

"아니~ 다른 사람들은 다 들어갔다가 바로 나오는데 왜 그렇게 오래 있어"

 

나중에서야 머리카락 인형을 생각하면 아우슈비추에서 보았던 장면이 생각나서

빨리 그곳을 빠져 나가고 싶어서 그랬다고 미안해 하였다.

 

 

 

독특한 건물 이었다. 2001년 베를린 중심부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유대인 박물관으로 대니얼 리버스킨드가 설계한 은색 티타늄의 박물관은 ‘독일인의 속죄의식을 담은 건축’이란 평가를 받으며 베를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됐다.

 

 

 

 

밀폐된 공간에 천장에 작은 불빛 하나만.....

 

 

 

 

 

 

 

 

 

 

 

 

 

 

 

 

 

 

 

 

 

 

 

 

 

 

 

 

 

 

다시 보고 싶지않은 머리카락으로 만든 사람 모형.....얼굴도 머리카락으로 .....

 

 

 

 

 

 

꽤 두꺼워서 생각보다 무거웠다.

 

 

 

밟을 때마다 금속과 금속이 맞부딪치며 내는 자극적인 소리

 

 

 

 


 폴란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건축가는 지그재그로 생긴 번개 모양의 건물 안에 텅 빈 ‘부재’의 공간 몇 개를 만들어 유대인들의 잃어버린 삶과 역사를 기리고자 했다. 그중 ‘기억 부재’로 불리는 이곳은 이스라엘 미술가 메나셰 카디슈만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건물 꼭대기까지 뻥 뚫린 공간 안에 녹슨 강철로 만든 1만 개의 얼굴 조각상을 깔아 놓은 설치 작품으로, 둥글고 납작한 얼굴들은 모두 입을 크게 벌리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떨어진 나뭇잎들’이란 제목이 암시하듯 이는 홀로코스트에 희생된 유대인들을 상징한다. 예술작품은 원래 손대거나 밟으면 안 되지만 이 작품은 관객이 밟아야 완성된다. 작품 위를 한발 한발 걸을 때마다 발아래에서는 자글자글 쇠 부딪치는 소리가 난다. 마치 그 옛날 희생자들의 비명소리 같기도 하고 혼령들의 우는 소리 같기도 하다. 관객들은 본의 아니게 폭력의 가해자가 되면서도 피해자들의 고통을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이 홀로코스트를 넘어 세상의 모든 폭력과 전쟁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념비라고 말한다.

 

기념비 제작자들은 보통 크고 높은 걸 선호한다. 이슈를 만들어 주목받고자 한다. 하지만 카디슈만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기념비를 선택했다. 관객의 발에 차이고 밟히면서도 그것을 단 한 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에겐 절대 잊지 못할 긴 여운과 감동을 준다. 해마다 70만 명이 자발적으로 이곳을 찾는 이유다. <이은화의 미술 시간에서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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