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해서 교실 창문을 여는데
윙~~벌 한 마리 들어왔다. 이크~~!! 꽤 큰 녀석이닷!!
아이들은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지만,
잠시 후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와 벌이 들어온 걸 알면 난리 날 것이다. 소리소리 지르고~~
아이들 오기 전에 내 보내야 하는데, 일단 창문이란 창문은 다 열었다.
하지만 녀석은 형광등에 붙었다. 창문에 붙었다 할 뿐
열려져 있는 곳으론 접근 할 생각을 아예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아침에 먹은 달달한 오미자차 냄새를 맡고서 그러나?
그래서 복도로 슬며시 나갔다. 혹시나 따라 나올 줄 알고......
하지만 녀석은 내 속셈을 눈치 챈 듯 나를 따라 나올 생각을 안한다.
두리번 두리번 재활용 쓰레기 통에서 신문지를 찾아 집어 들었다.
접어서 내리쳐야지..... 비장한 마음으로 전투 태세를 갖추고 허공을 둘러보는데 안 보인다.
내가 신문지 찾는 중에 겁먹고 나간 모양이다. 짜식이~~그럼 그렇지~~
그런데 웬걸~~다시 커튼 뒤에 붙어 있다가 윙~~에에엥~~다시 나타났다.
왕~짜증~
파리처럼 앉기라도 해야 내려치지 이녀석 ~~앉지도 않는다.
내 앞을 얼씬 거리는 벌에게 재빨리 신문지를 휘둘렀다.
검객처럼 매우 빠른 동작으로 휘둘렀다고 생각을 했지만
내 운동 신경으론 어림없다는 듯이 재빨리 내 검(?)을 피해서 왱~~달아났다.
이렇게 무더운 여름 아침, 벌과 씨름한지 10 여 분이 지났다.
복도 끝에선 일찍 온 아이들 발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런~~ 신문지를 칼처럼 마구 마구 휘둘렀다. 에잇~~휙 휙~~~
맞은 편 교실에서 다른 선생님이 건너다 본다면?
'저 선생님 아침부터 뭐하시는 건가?' 이상하게 생각했을 듯 하다.
천만 다행~~우리반 아이들 교실에 들어오기 직전, 열어놓은 창문으로 휙 나가버렸다.
얼른 창문을 닫았다.
휴~~아침부터 기운을 뺐다.
그런데 아이들이 하교하고 난 후 에어컨 바람이 싫어서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었더니
벌 한마리 또 들어왔다.
어이쿠~~내가 심심할까 봐 들어왔냐?
아무튼 4월부터는 종종 이런 벌과의 전쟁을 심심치않게 치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