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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프리다 칼로 전시회를 가보기 전에 책을 보려고

프리다 칼로의 이름으로 책을 검색해 보니 3권의 책이 도서관에 있어서 신청을 했다.

제목만 보고 신청을 했더니, 그 중 한권은 어린이들을 위한 프리다칼로 책이었다. ^^

다빈치 출판사의 <프리다칼로와 디에고 리베라>는 내용이 풍부하고 정치와 역사상황까지 자세하게 기술하였고,

제목 그대로 프리다칼로와 디에고 리베라를 거의 동등한 분량으로 다루었다

 하지만 읽는 내내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반해 출판사< 예경>에서 출판한 <프리다칼로>는 술술 읽기가 편했다.

어쩌면 <프리다칼로와 디에고 리베라>를 먼저 읽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비 지식이 있는 상황에서 <프리다칼로>를 읽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프리다칼로>를 추천하고 싶다.

  

프리다칼로의 책들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자신의 육체가 문드러져가는데 정신을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며,

그럼에도  힘든 삶을 지탱 할 수 있었던, 프리다칼로의 그림그리는 행위에 대해서도 새삼 커다란 의미로 다가온다.

 프리다칼로는 엄청난 시련 속에서도 그림에 대한 열망으로 자신의 시련조차 그림의 소재로 삼는다.

 

프리다칼로는 21살의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디에고 리베라와 사귄다.

나이뿐 아니라 엄청난 체구의 차이로 프리다칼로의 어머니는 두사람을 '코끼리와 비둘기'라고 표현하면서

그들의 결혼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첫만남에서부터 끌리게 된 두 사람은 결혼을 감행한다.

 

디에고가 사람들의 크게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벽화를 그리면서부터인데,

당시 멕시코 교육부장관은 국민들읜 높은 문맹률 및 낮은 교육수준을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을 모색하다가

멕시코 역사를 쉽게 배우려면 문자없이도 호소력을 가질수 있는게 그림이라고 여긴다.

디에고도 이런 벽화운동을 펼쳐나가는 과정에  크게 활약을 하게 되면서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

 

디에고가 프리다 칼로를 만날 무렵, 때마침 루페 마린과 결별하려던 참이었다.

사실 디에고가 여성들에게 그토록 인기가 있다는 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였다.

디에고는 몸집도 비대한데다가 눈도 툭 튀어나왔을 뿐만아니라,

잘 감지 않아 기름진 머리에 우중충한 패선을 보면 전혀 외모에 신경을 쓰는 것 같지가 않았다.

하지만 디에고의 숨길 수 없는 예술적 천재기질, 여성을 능수능란하게 홀리는 태도

그리고 유머감각은 이런 불리한 외모를 덮어버리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래서일까? 디에고는 끊임없는 여성편력으로 프리다의 가슴을 후벼판다.

 

애기를 갖고 싶은 프리다였지만, 디에고는 자식에게 관심이 없었고, 프리다는 계속 유산을 거듭한다.

더욱이 디에고는 수많은 여자들과 만나고 심지어는 프리다칼로가 가장 좋아하는 여동생과도 불륜을 저지른다.

그럼에도 프리다는 디에고를 떠나지 못한다.

 

프리다는 "디에고는 한 번도 내 것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디에고를 소유할 수 있는 건 그 자신뿐" 이라고 말하면서 두둔하는 듯한 발언도 한다.

 

프리다는 디에고에 대해 이성적인 사랑 못지않게 모성애적 사랑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그림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또한, 프리다 자신도 트로츠키등 여러명의 남자들과 염문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양성애적 성향을 가지고 있음도 숨기지 않아,

자화상에 수염이 거뭇거뭇하게 난 그림을 그린다거나, 남성 정장을 입은 모습을 그리기도했다.

하지만, 프리다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디에고가 자리잡고 있었다.

 

동료예술가뿐 아니라, 러시아 혁명가인 트로츠키까지도 모두 프라다에게 반해버리지만,

정작 프리다가 가장 사랑한 사람은 프리다를 가장 실망시킨 디에고였다.

못 말리는 카사노바였던 디에고 리베라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다른 여자들과 바람을 피워댔다.

그리고 프리다가 사망한지 16일만에 재혼을 했다. 하지만 그도 프리다가 죽은지 2년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림을 정식으로 배운적도 없었던 프리다칼로는

갓난 아기 시절 소아마비로 걸음걸이가 온전치 못한데다가, 버스에 타고 있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버스의 구조물하나가 하복부를 관통하는 엄청난 사고로 인해 죽음보다 더한 육체적 고통 속에 더욱 더 그림 속에 빠져든다.

결핍이 가져다 준 예술에의 열정이라고 해야 할까?

그림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와 속 생각을 모조리 드러내고 있다. 그것도 직설적으로....

그래서 그림만 보았을 땐 정신이상자의 엽기적인 그림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역겹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들을 보는 내내 남자인 나도 한숨이 절로 나오는데 여자들이 읽는다면

더욱 감정이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생전에는 디에고가 훨씬 성공적이며 유명한 화가였지만, 사후엔 오히려 프리다가 더 각광을 받고 있다.

화가들뿐아니라, 디자인이나 다른 창작하는 예술인들에게까지 엄청난 영감과 모티브를 제공하기도 하고 있다.

그림값 또한  엄청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걸 알면 어떻게 생각할까? 저 세상에서....

 


* 프리다 칼로는 1930년대에 <나의 탄생>이란 끔찍한 작품을 그렸다.

다리를 벌리고 침대에 누운 산모와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궁에서 처절하게 머리를 내미는 칼로 자신의 탄생을 그린 장면이다.

가부장적 제국문화로부터 상처를 입은 여성의 영혼이 이미지화된 그림이었다. 이 그림을 비싼 돈에 구입한 사람은 마돈나였다.

 

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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