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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개저씨와 멘토

우연히 인터넷 기사를 보다가 '개저씨'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개저씨? 개저씨가 뭐야?

기사를 읽어보니

한 회사의 50대 부장이 우연히 부하 직원의 컴퓨터를 들여다보다가

개저씨란 말을 보게 되었고 그게 바로 부장인, 자기 자신을 지칭하는 말이란 걸 알게되었다.

개+ 아저씨= 개저씨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자기가 그런 말을 들을 정도의 말이나 행동을 한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그날은 밤새 한숨도 못잤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이 말단 직원이었을 적에는 부장님 말을 하늘처럼 여겼을 세대인데 말이다.

그 기사의 요지는 세대간의 갈등에 대한 내용이었다.

 

아래 달린 댓글을 훑어보았다.

' 우리 아빠도 부장인데.....불쌍하다.'이런 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윗사람들을 비난하고 힐난하는 내용이었다.

우리나라가 악플이 가장 심해서 선플과 악플의 차이가 1:4라고 한다.

일본은 그 반대로 4 :1이고, 네덜란드인가 덴마크는 8 :1이라고 하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났다.

 

어쨌든 그 많은 댓글을 대표한다고 생각되는 하나를 골라본다면

'우리 부장님은 아니~~ 집에 가서 사모님하고 놀지... 왜 우리와 자꾸 회식하자고 그래?'

나이든 윗 사람이 이런 저런 모일 기회를 만드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인 것 같았다.

 

 비교적 다른 사람하고 적극적으로 활발하게 교류를 하면서 지내는 편이 아닌 나는,

더욱 더 내 교실에 짱 박혀지내는게 가장 현명한 일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실과 집에 빨대같은 통로가 연결되어 있어서

오로지 교실 안 내 반 아이들과 지내다가, 교실과 집으로 연결된 빨대를 지나 집으로 돌아오는 상상.

요즘은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우연히 복도를 오가다가 만나거나, 출퇴근 길에 만날 때 동료들과의 의례적인 인사.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는 이렇게 사람이 아니어도 할 수 있다. >

 

요즘은 나만 그런게 아니라 모두들 그런 느낌을 받는지

며칠 전, 작년 동학년 선생님이 만날 약속 날짜를 잡으면서 보낸 메세지 말미에

"우리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것 맞아요?" 하고 덧붙였다.

그만큼 같은 학교에 근무해도 서로 바쁘고, 간섭을 하지 않는 분위기라 교실간 벽을 쌓은 느낌이다.

사회에서도 젊은이들의 취업대란에다 인식 차이로 인해 세대간의 벽은 더 높아지는 듯하다.

 

로버트 드니로가 나오는 '인턴'이란 영화의

70대 멘토같은 이야기는 아마도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현실에서는 보기 힘드니 영화에서라도 이상을 표현한 것이겠지?

그런 이상적인 상황도 우리나라에선 상상조차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멘토는 커녕 '개저씨'란 소릴 듣지 않도록 조심조심.....하며 살아야하는 세상이 되었다.

박원순 시장도 통해야 아프지 않다고 하던데.....

아하~~숨막히는 세상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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