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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오스트리아 - 비엔나(벨베데레 궁전과 비인 공동묘지)

벨베데레 궁전 앞 골목에 빈자리가 있어 일렬주차를 하고 들어갔다.

궁전전시실에 들어가 클림트와 에곤실레의 대작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사진은 물론 금지 되었지만, 지극히 만족스러웠다.

클림트 작품 <Kiss>는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만큼이나 대접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클림트 작품이 있는 전시실은 작품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일지 조명도 약간 어둡게 해 놓고 있었다.

 

클림트의 작품은 우리나라 전시를 마지막으로 앞으로 100년 이내에는 해외 전시가 없다고 하니

지금 보는 것이 어쩌면 마지막 관람이 될런지 모를 일이라 생각하니 더욱 귀하게 여겨졌다.

 

내가 처음 어느 잡지에선가 에곤실레의 작품을 보았을 때 "와우~~!!"하고 감탄을 했던 작품을

직접 대하니 그 작품 앞에서는 시간을 오래 끌고,다시 보고,또 와서 보고...그러게 된다.

 

처음에 클림트와 에곤실레의 작품을 보자고 했을 때 약간 미온적이었던 동생은

전시장을 내려 올 때 클림트의 그림을 한 번 더 보자고 해서 함께 다시 보고 내려왔다.

 

궁전 앞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으며 오후 일정을 이야기했는데 두 파로 나뉘어졌다.

공동묘지파와 세탁소파로 갈린 것이다.

나와 동생, 그리고 큰누나는 공동 묘지를 가고 싶어했고, 작은 누나와 집사람과 제수씨는 세탁소를 가기로 했다.

그래서 일단 차를 타고 세탁소파를 세탁소 앞에 세탁물과 함께 내려 주고,

공동묘지파는 공동묘지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세탁소파를 태우기로 하였다.

 

날은 무척 더웠다.

차를 타고 공동묘지 근처에 온 듯 하여 차를 주차하고 들러보려고 하였더니

그곳은 공동묘지가 아니라 묘지석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에고~~ㅠㅠ 다시 차를 타고 공동묘지를 물어 찾아갔다.

 

비인 공동묘지가 너무 넓어서 문도 여러 군데 있었다.

한 곳의 문에 들어서서 보니 그곳이 정문이 아닌 듯 했다.

생김새가 우락부락한 남자에게 길을 묻는데, 어느 나라 말(독일 말이 아니면 러시아 말 같았다.)인지 강한 억양과 엑센트로 말을 하는데

말을 알아듣긴 하는데, 이해를 못하는 사람에게 설명을하듯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열변을 토하는 것이었다.

무척 다혈질인 사나이 같았다.

 

계속해서 엄지를 치켜 세우면서 이야기를 하는데,아마도 이곳이 아니라 옆으로 가면 그곳이

가장 큰 문(?) 아니면, 가장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 아니면 가장 유명 인사가 많은 곳(?) 그런 뜻이라 짐작을 했다.

 

우린 그곳에서 다시 나와 차를 타고 긴 공동묘지 담장을 따라 다음에 나타나는 문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역시 그곳이 정문이었다.

 

150m 정도 걸어들어가자 ,우리가 보고 싶어했던 모짜르트, 베에토벤, 슈베르트의 묘가 삼각형을 이루며 서 있었다.

유명 음악가들이 있는 곳은 중앙묘지 제 2문 32A 구역이었다.

하나하나 찾으려면 시간도 많이 걸렸을텐데 다행히 한 군데에 다 모아 놓아주었다.

이미 고인이 된 음악가들을 마치 우리를 위해 저 세상에서 불러온 듯한 착각을 하게끔 말이다.

 

우린 세탁소파가 기다리기도 했고, 날도 더워서 다른 곳은 패쓰~~하기로 했다.

더구나 이들 보다 더 위대한 다른 인물을 우리가 알지 못했기에 말이다.

 

아까 내려준 세탁소를 찾아가는데 도중에 작은 누나로 부터 메세지가 왔다.

그래서 10분 정도면 도착할 것 같다고 연락을 했다. 네비는 6분이라고 말해서 조금 여유있게

10분이라고 한 것인데,그만 들어가는 길을 놓치는 바람에 로터리를 세 바퀴나 도느라고 한참을 늦게 도착하였다.

 

세탁소파들은 화가 단단히 나있었다.

말을 들어보니 세탁소는 무인세탁소였는데  에어컨도 없고,주변에 어디 가 있을 만한 곳도 없는 곳인데다가

한 남자가 세탁소에 들어오더니 옷을 훌러덩 벗어서는 몽땅 세탁기에 넣더라는 것이다.

 

가까스로 세탁을 끝내고 나서

날도 덥고 그 남자와 함께 있기도 민망해서 밖으로 나오니 주말에 휴가철이라 햇볕을 피할 곳도 마땅치 않아서

문자를 보냈더니, 10분 후에 온다는 사람들이 20분이 넘어서도 안오니까, 화가 났던 것이다.

오래 걸린다고 했으면 기다리지 않고,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갔을 텐데 말이다.

세 사람은 더위에 난민처럼 쭈그리고 앉아있다가 우리를 발견하고 오는데 완전 표정이 안 좋아보였다.

며칠 뒤엔 내가 반대 입장이 되어 세탁소파와 같은 입장이 되었다.

 

벨베데레 궁전

 

 

 

벨베데레 궁전 정원

묘지석을 판매하는 곳인데 묘지인 줄 알았다.

엄청나게 큰 비인 공동묘지....담장

 

 

가운데 모짜르트...좌우에 베에토벤과 슈베르트 묘지

브라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