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짤츠부르크에서 독일의 베르히데스가덴의 거리가 가까워서
오늘은 히틀러 별장인 Eagles Nest, 즉 독수리 요새를 가기로 했다.
가는 도중에 높은 산 꼭데기에 무슨 방송 기지국같은 건물이 보여서
' 쳐다보기만 해도 아뜩한 저 높은 곳에 어떻게 올라가서 건물을 지었을까? '하고
생각하며 쳐다보았다.
그 높은 곳이 우리가 오늘 올라가려고 하는 히틀러 별장일 줄이야.
일단 베르히데스가덴으로 차를 몰고 물으면서 갔다.
물으려고 하면 "저희도 관광객인데요. 잘 모르겠습니다."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리 헤매지 않고 주차장을 찾아 주차를 했다.
그리고 독수리요새 입구까지 올라가는 버스요금을 내고
한쪽은 낭떠러지인 가파른 산길을 꼬불꼬불 올라가는 빨간 버스를 타야한다.
버스를 탔는데, 집사람은 절벽을 내려다보면서 아찔한지 내려다 보지를 못한다.
이때, 옆에 있는 남편은 이렇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 당연히 말이다.
"그럼 나하고 자리바꿔~~ " 아니면 " 괜찮아 내 쪽 보고 가~ 조금만 가면 돼."
그런데 난 그러질 않고 "무섭긴 뭐가 무섭다고 그래~" 이렇게 말해 버렸다.
뾰루퉁 화가 난 건 당연한 일.
버스에서 내리자 저절로 탄성이 나오게 하는 장관이 펼쳐지고 있어서
나에 대한 섭섭함은 이내 잊어버린 듯 했다.
버스에서 내린 그곳이 정상이 아니었다.
다시 동굴을 걸어 들어가서는 정상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탑승해서 더 올라간다.
그지없이 맑고 파아란 하늘 밑으로 그림같은 장면이 펼쳐져 있었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 짤츠부르크성을 바라보니,
우리가 어제 밤에 그렇게 겁냈던 장소가 저 아래쯤이라 생각하니 웃음이 났다.
밤과 낯섦과 무지가 합해져서 두려움이 만들어진 것이다.
서울은 폭염이라는데 지금 여기 기온은 17도로 전형적인 우리나라 가을날씨 같다.
하지만 한낮 볕에 나가면 따끈따끈. 그늘에는 시원한 그런 날씨.
빨간 버스 타는 요금 6명 96.60 유로이다. 이럴 때마다 드는 생각이, 12년간의 히틀러 통치 기간에 한 일들로 인해 지금은 이렇게 관광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 높은 곳까지 버스가 올라온 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이 줄을 섰다. 몇시간 후에 내려갈 것인지를 미리 예약하는 줄이었다.
저 아래로 트레킹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여기가 끝인줄 알았는데 저 바위 위로 또 올라가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멀리 동생 내외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있는데,
옆에 있는 작은 누나가 내 생각을 읽었는지 한마디 한다.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이 자랑스럽지?" 그리고 덧붙이기를 잊지 않는다.
"하나밖에 없는 형이 자랑스러울테고~~"
동굴을 걸어 들어가자 꼭데기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나타났다.
한 남자가 바위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나도 저기 올라가봐야지......조금이라도 더 높은 곳으로....
나도 바위 위로 기어올라가니 다리가 후덜덜~~거렸다. 떨면서 찍은 사진들. 그냥 줌으로 당겨 찍어도 되는 것을 굳이 올라가 보고 싶었다. 와우~~!! 탄성이 절로 나왔다.
저 앞에 보이는 건물이 히틀러 별장인 Eagles Nest..... 우리가 산 밑에서 보았던 까마득한 건물이다.
일설에 의하면 고공공포증이 있던 히틀러가 2번 밖에 사용하지 않았던 곳이라고도 한다.
히틀러가 2차대전 말. 최후의 항전을 준비했던 곳인데 어디에도 Eagles Nest라는 말은 있어도 히틀러라는 말은 없었다.
이제 다시 저 건물로 다시 가서 이번엔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빨간 버스를 타야 한다.
고지대에 핀 꽃. 지대가 높고 험해서 올라올 수 있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고 한다. 오늘은 정말 청명한 날이다.
왼쪽 산 아래쪽으로 빙하가 녹아서 생긴 호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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