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간 햇반은 다 떨어진지 오래지만
다행스럽게도 호텔에서 먹는 아침으로 어느 정도 견딜만 했다.
변할 것 같지 않던 고집스런 식성도 조금은 적응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밥이 그리운 건 어쩔수가 없다.
그런데 뮌헨의 한 슈퍼에 들렀을때
작은 누나가 쌀을 발견했다며 몇 봉지를 들어보여준다.
파키스탄산 쌀이다. 어디 산이면 어떠랴.
남은 쌀 3봉지 마저 들고 나왔다.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뮌헨 신시청사 앞에서 쇼핑을 해야하는 여자들과 우린 헤어졌다.
시청사 앞의 복닥거리는 인파와 약간의 피곤함에 빨리 뮌헨을 떠나고 싶은데
쇼핑을 하느라 여자들은 바빠 만나기로 한 청사앞의 분수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노천카페에 앉아 있는데 나타나지를 않는다.
더구나 카페 종업원은
바쁘기도 해서 그랬겠지만 자기 구역이 아니라며
주문도 받지를 않는다.
한참 후 담당 종업원에게 음료를 시켜먹고 앉았다.
집사람은 뮌헨 벼룩시장 둘러보는 것이 이번 여행 중 제일 큰
관심 사항이었는데, 벼룩시장이 막 끝나고 짐들을 싸버린 뒤라 아쉬움이 아주 큰 것 같았다.
마지막 남은 쌀까지 사가지고 와서 트렁크에 던져 넣었다. 하지만 저 쌀은 밥이 되지 못하였다.
멀리 뮌헨 프라우엔 교회의 쌍둥이 탑
바퀴 달린 4종류의 탈 것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뮌헨 올림픽.....1972년 검은 구월단 사건으로 얼룩졌던 올림픽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우리 주차한 옆에 앉아있던 이 남자는 마침내 일어서더니 술병을 횡단보도에 박살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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