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두려운 것은
앞으로 벌어질 일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죽음이 두려운 것은 죽음 이후를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길인지 그걸 모른다.
그래서 불안하고 두렵다.
독일을 지나 오스트리아로 넘어 온 것 같기는 한데,
지금 여기가 어디이고, 밤 12시가 다가오는 지금.
우리가 가려는 목적지를 과연 찾아갈 수 있으려는지....
유일하게 의지를 하고 있는 네비는
아까와 달리 고속도로가 아닌 다른 길로 안내를 하는데
오히려 시간은 더 많이 걸린다고 나타나 있다.
우리가 잠시 쉬는 동안 전원을 끈 덕분에
네비는 우리가 다른 길을 원하는 줄 알고
제 2의 길로 우리를 안내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처럼 모든 휴게소가 고속도로에 인접해 있어서
다른 길로 나갈 수가 없는 구조였다면 이런 일이 없었겠지만
이번에 들른 휴게소는 고속도로를 나와 이리저리 길을 돌아가서야 나오고
다시 고속도로로 진입하려면 네비가 고속도로를 가리키지 않는 한
찾기 수월치가 않는 구조였고 더구나 어두운 밤이니 우린 네비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가려는 짤츠부르크 목적지를 입력 한
집사람 휴대폰은 배터리가 다 되어 간당간당하고 있었다.
모두 불안하고 긴장이 되어
캄캄한 바깥만 응시하면서 뚫어져라 창밖을 주시하는데
사람은 커녕 이정표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어둠 속을 한참을 달렸는데
갑자기 커다랗고 시커먼 성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저 성안으로 들어가라고 네비는 가리켰다.
성 안을 들어서자
교통경찰인 듯한 두 사람이 서 있는데 우린,
공연히 이것저것 책잡힐 일이 없는지 살피게 된다.
그곳을 지나 계속 직진하니 광장이 나타났다.
겁이 나서 그랬겠지만,
광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모두 우리와는 적대적인 사람이고
불량한 사람처럼 여겨졌다.
갑자기 제복을 입은 한 남자가
지시봉으로 차를 막아 세우는 것이었다.
이크~~!!
그곳은 차가 지나가지 못하는 곳이니 돌아나가라는 것이었다.
단순히 그런 이유로 제지를 한 것이었지만
우린 마냥 겁을 먹고 있었다.
차를 돌려세우고 앞을 보니
허걱~~!!
거대한 바위산이 앞을 턱 막고 있었다.
그 바위에 조명까지 비춰지고 있어 더욱 고압적으로 보였다.
최후에 보루인 집사람 휴대폰을 의지해서
바위산을 쳐다보고 우회전하여 강둑을 따라 우리는 내려갔다.
저기다~~~저기~~!!
그리고 마침내 우리의 숙소에 도착하였다.
휴~~ 천신만고 끝에.....
우린 목적지에 당도한 기쁨에 흥분이 되어 목소리가 다들 들떠있었다.
우린 인디애너 존스의 해리슨포드였고, 007의 로저 무어였다.
얼마나 우리 목소리가 컸으면 호텔 종업원이 우릴 따라와서는
조용히 하라는 손짓까지 하고 갔다.
무사히 도착한 안도감이 창피함을 압도해서
우린 부끄러움을 느끼지도 못했다.
그렇게 우린 오스트리아 짤츠부르크에 당도한 것이다.
이제 독일을 떠나 오스트리아로 간다.
교통사고.....차가 좀 막혀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젊은이 하나가 부숴진 차에서 머리를 감싸고 내린다. 차는 180도 돌아서 있고......에고~~
우리가 가려는 잘츠부르크와 비인의 이정표가 보인다. 맞게 가고 있네....
기름도 넣고 오스트리아 고속도로 통행권인 비넷도 샀다......저런 그림이 그려진 간판이나 이정표가 있으면 비넷을 팔고 있다는 표시이다.
살 때 펀치로 날짜에 구멍을 뚫어준다. 유리창에 부착하면 된다.
휴게소에 들러 해넘어가는 무렵의 국경 마을도 보다가 다시 차에 올랐는데.....
고속도로가 아닌 인적이 드문 길로 네비는 안내하고 있었다.
점점 어두워지는데 차는 고속도로를 벗어나서 이정표도 없는 길을 달리고 있다. 사진을 보니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내 손도 불안했었나 보다.
어둠 속에 갑자기 나타난 성문
제복입은 사람만 보면 뭘 잘못한 사람처럼.....살피게 된다.
막힌 광장을 돌아서 나오는 순간.....우리가 놀라서 바라본 바위. 며칠 뒤 와서 보니 이런 모습이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가던 길.
다음날 아침에 편한 마음으로 바라 본 잘츠부르크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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