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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도쿄여행 2 - 메이지 신궁,하라주크,시부야,오모테산도 힐즈

아침 최저 영상 6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서울에서는 초겨울이면

가장 먼저 데친 시금치처럼 널브러지는 베고니아가 거리에서 싱싱하게 꽃을 피우며 건재하고 있었고

트리안, 가랑코에 심지어 야자수까지도 푸른 빛을 잃지 않고 있었다.

 

추울까봐 애써 싸들고 온 털부츠는 신을 일이 없을 것 같다.

파리에서 더울까 싸들고 간 샌달을 신을 일이 없었던 것처럼.....

 

나에게 산책하기 좋은 장소로 여겨진 메이지신궁은

그들에겐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에 더욱 좋은 일만 생기기를 기원하는 장소이며

조상의 은덕에 고마움과 예의를 갖추는 장소에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신궁을 지나 하라주크거리와 다케시다 거리에 바글거리는 사람들 속을 헤치고 갈 차례다.

인파속의 가게 하나하나 물건 하나하나 보는 재미로 가는 사람들에겐

즐겁고 흥미로운,에너지 넘치는 시간이겠으나 나에겐 아니다.

 

마치 삼투압 현상이 일어나서 내 몸속으로 소금기가 쭉쭉 빨려 들어와서는

나를 절인 배추처럼 흐믈흐믈하게 만들어 놓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인파 속을 헤집고 나아가다보면 다리에 힘이 빠진다.

수많은 사람들의 소리와 강제로 눈을 비집고 들어오는 형형색색의 물건과

밀고 밀리는 인파 속에서 정신도 몽롱해진다.

 

그러다가 그 인파 속에서 빠져나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인파들을 내려다보게 되거나

멋진 건물을 보게 되면 반대로 몸 속의 염분이 빠져나가면서 원상회복이 되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 나는 인사동의 쌈짓길같이 가운데를 뻥뚫어놓은 독특한 오모테산도 힐즈 건물에 들어섰을 때와

시부야 역 앞의 수많은 사람들을 내려다 볼 때 나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따금씩 헤어져서는 각자 따로 돌아다니다가 몇 분 후에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였다.

한사람이 조금 양보하고 함께 다닐 때도 있어야겠지만 이렇게 따로 다니는 일도 필요했다.

 

밤이 되자 나이지긋한 주민 4~5명이 조를 이루어

야경꾼이 순찰을 하듯 마을을 돌며 뭐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그중 한사람의 손에는 북한 응원단이 응원할 때 양손에 들고 마주쳐서 소리내던

나무 조각같은 것이 들려 있었다. 그것을 들고 마주치며 딱딱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중에 조카에게 물어보니 연말에 불조심하라고 외치는 소리라고 하였다.

방범의 효과도 있을 것 같았다. 그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겨울에도 이렇게 내 놓고 화분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메이지 신궁 참배객들

 하라주쿠 역 - 오래된 영국식 목조건물로 아담하고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역사로서의 구실을 하고 있었다.

 

 오모테산도 힐즈의 내부 모습.

 

  

 시부야 역앞의 길건너는 수많은 사람들.

 힘들게 저 인파 속을 헤집고 다녔다.

  

 

 교통카드는 휴대폰 케이스 안 쪽에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