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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파리여행 첫 날.

파리여행 ㅡ 첫 날

 

우리 좌석 옆 창가 쪽에는 털부숭이 서양남자가 앉았는데

잠시후 승무원이 털부숭이에게 비상구 가까운 쪽을 원하셨는데 그쪽 자리에 앉겠느냐고 묻는다.

털부숭이는 그러마고 하면서 주섬주섬 가지고 있던 짐들을 가지고 비상구 쪽 가까운 좌석으로 갔다.

 '~~이런 좋은 일이~~ '그래서 우리 둘은 셋이 앉을 자리를 둘이 앉아

가운데 자리를 비워두고 가끔 다리도 길게 뻗으면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비행기는 중국과 러시아 상공을 지나 발트해를 지나고 있었다.

그 사이 두끼의 식사와 두 번의 간식과 두 권의 책과 두 번의 화장실 끝에

11시간의 비행을 끝내고 파리에 도착했다. 

 

기장은  파리엔 비가 내리고 있다고 말했으나

공항에 착륙하자 하늘은 파랗고 해가 쨍~~하게 내리 쬐고 있었다.

 

우리가 내리니 비가 그친게지... ㅎㅎ  우린 잠시 후 벌어질 신고식은 꿈에도 생각 하지 못 한 채

공항을 나와 파리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탔다

 

오페라광장 앞에서 내린 우린

  수많은 인파 속을 헤집으며  호텔을 찾아갔다.

호텔에 도착하여 예약을 확인하고 캐리어를 끌고 엘리베이터로 가려는데

아니? 이게 어떻게 된거야.!!!

 

 캐리어에 묶어놓은 작은 가방은 없고 가방 끈만 달랑 달려있는 것이 아닌가?

가방 속에는 맘 먹고 산 카메라 2대와 내시력에 맞춘 썬글라스와 메모리카드 등등이 들어 있었다.

 

어째!!!! 이런 일이!!!

순간적으로 문을 박차고 뛰어나가서 내가 왔던 길을 달려갔다.

그리고 제일 처음 만난 가게로 뛰어들어가서 다짜고짜 내 가방 못 보았는지를 물었다.

나이든 일본인 주인 남자는 낯선 사람이 모르는 말을 씨부리자 멍하니 날 쳐다보았다.

나는 다시 그곳을 빠져나와 버스를 내린 오페라광장으로 뛰어갔다.

 

광장 앞에서는 큰 노래 소리도 들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물결을 이루어 물려다니고 있었다.

계단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와~~합창하듯 웃음소리도 터져나왔다. 활기는 그들만의 것이었다.

 

잠시후 내 뒤를 따라 마가렛도 뛰어왔다.  나 쓰러질 것 같애.

얼굴을 보니 창백해 보였다.

우린 터벅터벅 인파속을 뚫고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수밖에 다른 할 도리가 없었다.

그리곤 아무 말없이 침대에 걸터앉아 멍~~하니 앉아 있었다.

거금을 주고 산 카메라에 파리의 모습들을... 그림들을... 담아보리라. 생각했는데....

 

얼마나 흘렀을까?

그대로 잠이 들면 낼 아침엔 둘 중 하나 아니면 둘 다 병이 날것만 같았다.

우리 나가자. 나가서 좀 돌아다니는게 나을 것 같아. 야경이라도 보러~~

 

루브르광장이 불과 3~4분 거리여서 루브르광장으로 걸어갔다.

낮에 내린 비로 인해 바닥은 젖어 있었다.

인적이 드문 컴컴한 광장에서 컴컴한 남자들이 철사줄에 에펠탑을 꿰어들고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들어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장사하는 사람들이 한 두 사람이 아니었다.

그 사람들을 피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순간 발 밑을 시커먼것이 휙 지나가고 있었다.

저게 뭐야?

놀라서 한걸음 뒤로 물러서면서 보니

어른 주먹보다 훨씬 큰  쥐한마리가 하수도 속으로 쏙 들어가고 있었다.

약간 비린내가 나는 듯도 했다.

 

아~~ 여기 파리에.... 내가 뭐하러 왔지?  모든게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곤 버킷 리스트인지 뭔지....죽기전에 가보아야 할 몇 군데 어쩌구 저쩌구~~

그리고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하는 그런 것들은 다 어떻게 해서든 소비를 부추겨서

이익을 보려는 기업들이 배후에서 조종하는 것 중 하나라는 의구심을 사실로 확인해 주는 듯 했다.

 

우린 잘 도착했느냐고 묻는 아이들의 문자에 잘 도착했다고 답을 보냈다.

덧붙여서 귀에 입이 걸린 환하게 웃는, 영혼없는 이모티콘을 보내고 억지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