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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

트렌드 코리아 2014

 

 우리는 2013년을 어떻게 살아왔을까? <트렌드 코리아 2014>

이 책은 2014년을 예상하기 전에 우리가 살아온 2013년을 되돌아보는 부분을 전반부에 할애하였다.

 

트렌드 코리아 2014

 

그 중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 말은 날선 사람들의 도시라는 표현이다.

사람들 모두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기운이 도처에서 감지되는 한해였다.

흉악범죄가 연일 발생하면서 체감 공포는 커지고, 경제 불황 지속으로

시민들의 사회경제적인 불안감이 높아져 가는 가운데, 공권력은 문제해결에 무력함을 드러내고 있다.

가족, 학교,회사등 공동체의 유대감이 약해지고 사회가 무연화하면서 시민 개개인은 끊임없이 주변을 경계한다.

고슴도치처럼 날이 잔뜩 선 사람들은 서로의 신경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거리두기를 시도하는가 하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 서로를 감시한다.

 

정다운 이웃 사촌 대신 무서운 이웃이란 표현이 더 많아졌고 사람들은 상시로 분노 대기중이다.

사람이 주는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 대인접촉 과정 자체를 없애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택배기사를 가장한 범죄가 증가하자. 아예 무인택배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한 예이다.

 

  2013 ‘소진사회였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금요일은 불금으로 통한다.

불타는 금요일은 클럽에서 밤 세워 놀 준비가 된 스탠바이 상태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중고생들 사이에서는 각성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고 카페인 에너지드링크가 인기인데

이 음료를 마시며 밤샘 공부를 하고, 그로 인해 쌓인 피로를 또 다시 이 음료로 푼다.

 

적지 않은 수의 멀티플렉스 극장과 커피전문점이 24시간 근무체제 돌입한 지 오래다.

대한민국은 잠들지 않는다.

청년들도, 학생들도, 기업도 지금 모든 것을 하얗게 불사르는 것이 기본이 된 소진사회에 살고 있다.

무엇이든 과잉 상태인 소진사회에서 사람들은 정신적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해

긴장감 자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신을 태워버린다.

열정이라는 미명 아래 스스로를 소진시키고 학대하는 것이다.

 

<밤에도 즐길거리는 널려있다..... 밤에도 놀거리를 찾는 사람이 늘어고....밤을 잊은 그대에게... >

 

이러한 소진사회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모든 기운이 빠져나간 상태 즉 탈진 상태를 반긴다.

출구 없는 팍팍한 경제사정 아래에서 즉흥적이고 현재지향적인 태도가 만연하다.

끝장을 보아야 만족하고 방전상태에 길들여진다. 2013년 대한민국은 탈진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갈수록 만족을 모른다. 여가에도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밤을 잊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편의점이나 찜질방에 한정되었던 24시간 영업이

최근에는 커피전문점과 영화관을 넘어 헬스장, 미용실까지 확산되었다.

 

최근 과사용증후근이라는 생소한 의학용어가 등장했다.

말 그대로 신체를 과하게 사용한 바람에 갖가지 부작용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하는 것으로

소진사회적 성향은 성숙한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잠시 나타나는 트렌드일 뿐, 결코 지속되어서는 안 되는 현상이다.

당장 눈앞의 성과에 현혹되지 않고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갈 때이다.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북유럽식 자녀 양육법을 추구하는 30대 젊은 엄마들이

북유럽 스타일인 심플, 모던, 친 환경성, 실용성, 평등을 추구하는 젊은 스칸디맘 들의 바람도 세차게 불었다.

 

이미지와 스토리가 강조되는 이 시대에 난센스적 상상력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듯하다고 보았고 홀로 사는 세대가 늘어나면서 미니열풍이 불었다.

 

유해물질, 중독의 대상으로 가득한 세상...

물리적 디톡스 정신적 디톡스, 앞으로 사회 문화적 정화 운동으로 확장될 것 예상하고 있다.

시즌의 개념이 사라진 것도 2013년의 특징이다.

 

온 라인 세계에 장시간 몰두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되면서 사람들의 뇌가 마치 팝콘이 튀어오르는 것처럼

즉각적인 현상에만 반응하는 팝콘브레인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팝콘브레인으로 변한 사람들은 게임 동영상등의 자극적인 디지털 정보에는 민감하지만

현실 세계에선 느리고 무감각해져 일반적인 자극에는 반응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런 한 해를 거쳐온 우리가 이제.... 세월호 참사를 맞이하였다.

이제 2014년은 어디로 갈 것인가? 만약 우리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성적이 좋지 않으면

우리의 우울은 좀더 계속되고 부정적인 면이 더 도드라질까 걱정이 된다.

 

<트렌드 코리아 2014/김난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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