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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

살인자의 기억법

 똑같은 상황을 겪은 사람들이 각기 달리 기억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 오남매도 어린 시절 일들을 달리 기억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진실이란 모든 사람의 기억의 공통부분이겠지?

 

어떤 사진이 가장 실제의 색과 비슷할까? 진실은 하나.

다른 것들은 조금씩은 왜곡된 것.

 

 

 

 

 

 

김영하 소설?

왜 또 그 사람 책을 봐?

난 싫던데....우울하고......

귀가 얇은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나니 조금 맥이 풀리고

책이 재미가 없어진다. 그래도 끝까지 읽었다.

교사 독서 모임에서 내가 읽자고 한 책 아니던가?~~ㅎㅎ

 

내가 마지막으로 사람을 죽인 것은 벌써 25년 전, 아니 26년 전인가 하여튼 그쯤의 일이다.

이렇게 첫 문장은 시작한다. 나는 입양한 딸 은희와 살고 있다.

은희의 엄마를 죽인 것이 마지막 살인이었다.

나의 이름은 김병수 올해 일흔이 되었다.

 

기억을 상실해 가는 살인자의 이야기이다.

알츠하이머를 앓으면서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일흔살의 수의사.

수의사? 살인자로 살기에 좋은 직업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싸이코패스로 나오는 재경이와 비슷한 성향?

 

첫 살인은 자신의 아버지다.

술만 마시면 어머니와 영숙이를 패는 아버지를 베개로 눌러 죽였다.

그게 열여섯 살이고 마흔 다섯까지 살인을 계속했다.

그리고 마흔 다섯 이후 살인을 딱 끊었는데 일흔이 된 지금, 은희 남자 친구라는 녀석을 죽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런데 알츠하이머인 주인공의 기억을 읽는 사람들은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말이다.

 

영화 '장화 홍련'처럼 등장인물이 하는 이야기가 영화로 전개되고

나중에 그것이 다만 영화 속 문근영의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보여주는 것임을 알았던 것처럼....

주인공이 생각하는 은희가 맞기는 맞는지? 그리고 남자 친구는 맞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 '메멘토' 생각도 났다.

단기 기억 상실증인 주인공이 자가 자신의 온 몸에 문신처럼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는 그 영화

 

재미있는 일이다.

내가 TV에 나오는데 정작 내가 왜 저러는지 사람들은 왜 저러는지....모른다는 사실...ㅎㅎㅎ

초장부터 김이 새서 그런지 반전에도 불구하고 느낌이 강하지 못했다.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문학동네>

 

 

<아직 잔설이 남아 있는 북향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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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레일이 끊어지는지도 모르고 화물차가 계속 달려온다고 생각해보세요. 어떻게 되겠습니까?

레일이 끊어진 지점에 기차와 화물이 계속 쌓이겠죠? 난장판이 되겠죠? 어르신 머릿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입니다.

 

- 은희의 남자 친구를 살해하려 한다.

- 은희를 목조른것도 기억 나지 않는다.

- 은희는 요양소로 나를 보내려 한다.

 

-TV뉴스에 자꾸 내가 나온다. 사람들은 은희가 내 딸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모두가 저렇게 얘기하니까 내가 틀린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은 은희가 요양보호사로 성실히 일해 왔으며

치매를 앍고 있는 독거노인들을 헌신적으로 돌봐왔다고 말했다.

 

-아무 고통없이 망각의 상태로 들어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어버리게 될 연쇄살인범에게 세상은 뭐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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